디자이너·건축 전공자·작가·언론 등
자연마을의 `가치’ 찾는 발길 늘어 

▲ 삼선동의 작은 텃밭들을 주목한 `디자인 비평전’의 일부 모습. <박학룡 연구원 제공>

 저마다 집주인의 손길에 따라 개성을 갖고 있는 집들, 구불구불 골목길, 골목 안의 작은 텃밭, 정이 넘치는 마을. 아파트에서의 삶과는 다른 가치들을 조명하는 작업들도 삼선4구역에서 주목해야 할 것 중의 하나다.

 ‘대안재개발’에 대한 고민과 운동,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고리가 돼 삼선4구역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디자인,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 작가 , 언론사 등 다양하다.

 “처음 삼선동을 보았을 때 삭아버린 나무기둥, 부식돼 녹슨 대문들만 가득 보였다. ‘사회경제적 모순이 극심하게 축적된 곳에 과연 디자인이 있을까’ 하는 얄팍한 시선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삶이 이어지는 곳에 어찌 디자인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몇 번의 걸음 끝에 삼선동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회는 그들이 요구하는 이상적 삶의 모습을 강요하기 위해 이곳을 낡아버린 추억처럼, 털어버려야 할 곳으로 만들고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집과 마을을 스스로 가꾸고 있었다. 삶의 양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김영남 씨가 쓴 글이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삼선4구역을 찾았고 낮은 담장, 주민들의 신발, 골목길, 평상, 텃밭 등을 디자인적 시각으로 풀어내며 사람들 간의 관계,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 등을 통해 마을을 조명했다. 지난 10월에는 이런 작품들을 모아 디자인비평전 ‘이야기와 이야기’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삼선동엔 작가들도 찾아왔다. 올 상반기에 삶이보이는 창 르포문학팀이 ‘공간 생애사’ 작업으로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발굴·기록했고 조만간 결과물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광운대와 건국대 건축과 학생들이 삼선4구역의 주거권을 개선하는 방향을 고민하며 건축 설계를 하기도 했다.

 삼선동을 찾아오는 사람들 스스로도 보여지는 것이나 경제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눈뜨는 과정이었고, 이런 결과물들은 대안재개발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된다. 앞으론 또 어떤 이들이 삼선동에 찾아와 골목길을 오르내릴까, 궁금해진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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