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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물을 나누고 문화를 이루네
[호남정맥대탐사]<11> 초당골 운암삼거리∼묵방산∼가는정이∼소리개재
하종진
: 2009-12-21 07:00:00
탐사팀이 산길을 내려오고 있다.

 11번째 산행은 초당골 운암삼거리∼묵방산∼가는정이∼소리개재까지 9km 구간이다.

 오전 8시10분쯤 운암삼거리에 도착해 몸을 잠시 풀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묏자리와 억새 길을 지나자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더니 이내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30여 분이 갔을까. 오전 8시40여 분쯤 동진강과 만경강·섬진강이 나눠지는 분기점에 도착했다. 분기점에는 `호남정맥 만경·동진강 분수점’이라고 적힌 코팅지가 바람에 흩날렸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이 봉우리는 세 강이 나눠지는 지리적 중요성에 비해 이름마저 없어 아쉽다”며 “이곳의 이름을 `세 물길이 나뉘는 봉우리’란 뜻으로 `삼수봉’ `세물머리봉’으로 짓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놨다.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삼수분봉’으로 불린다.

 해발 350m인 이 분기점은 묵방산으로 1.31km, 모악산 18.81km, 초당골 1km 가량 떨어져 있다. 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모악산 능선이 이어진다. 한 국장은 이곳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모악산으로 이어지는 모악기맥이며, 모악기맥은 동진강과 만경강이 만나는 새만금지역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김제평야에 다다르면 산줄기를 찾기는 어렵지만 모악기맥은 만경강과 동진강을 나누는 분수령이다. 호남정맥은 이곳 350m 봉에서 좌측으로 90도 가량을 꺾어 묵방산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묵방산에서 만난 `우담바라’

 짧은 내리막을 지나자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됐다. 밤새 내린 이슬 탓인지 낙엽은 모두 흥건히 젖었다. 15분 여를 걷자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가 귓전에 들릴 정도다. 힘들어 올라섰으나 아직 끝이 아니다. 능선길을 따라 한참을 더 걷자 오른쪽으로 묵방산이 보인다.

 “어 이게 뭐예요?”

 한 탐사대원이 나무 기둥에 있는 뭔가를 가리키자 대원들이 일제히 걸음을 멈췄다. 누군가 대뜸 `우담바라’라고 말했다. 불교 경전에 보이는 상상의 꽃으로 길조를 나타낸다는 우담바라를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한 국장은 “3000년에 한번 꽃이 피는 신령스러운 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풀잠자리알로 가끔 자동차유리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긴 해도 이렇게 우담바라를 만나니 호남정맥 탐사길이 순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이 538m인 묵방산은 정읍시 산외면과 임실군 운암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호남정맥의 산줄기인 이 산은 북쪽으로는 오봉산∼초당골∼경각산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성옥산∼왕자산∼구절재∼고당산으로 연결된다. 전북지역 남부로 흐르는 동진강이 바로 묵방산 남쪽 기슭에서 발원한다고 알려져 있다.

 묵방산 갈림능선에서 30여 분을 걸어 내려오자 여우치라는 작은 마을을 만났다. 시각은 오전 10시10분를 달리고 있었다. 여우치는 고개 이름이기도 하지만, 이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정읍과 임실의 경계지역인 이곳은 오른쪽은 정읍 여우치, 왼쪽으로는 임실 새터마을이 나란히 있다.



 성옥산에 오르니 모악산이 한눈에

 여우치 마을에 도착하자 김장 준비를 위해 아낙네들이 배추 수확을 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좌측으로 큰 축사가 보인다. 호남정맥을 타기 위해서는 여우치 직진길 대신 오른쪽으로 휘어진 오르막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다음 행적지인 가는정이가 나온다.

 가는정이를 가는 길에 대원들은 햇볕이 잘 드는 큰 묘지를 하나 만났다. 눈앞으로 옥정호와 순환도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햇빛이 반사돼 반짝거리는 호수가 장관을 연출했다.

 오전 11시쯤 가는정이 버스정류장을 지나 좌측으로 나 있는 오르막길을 따라 성옥산으로 향했다. 가는정이에서 성옥산을 오르는 길은 벌목으로 인해 무성하게 자라난 잡목들이 한동안 시야를 가렸다.

 정읍시 산외면 목욕리에 자리한 성옥산(388.5m)에 올라서자 모악산과 회문산이 눈에 들어왔다. 목욕리는 성옥산과 왕자산, 깃대봉에 둘러싸인 분지로 아늑하게 보였다. 옛날 선녀들이 목욕을 하던 마을이라는데 한 때는 온천을 개발한다고 시끄러웠다고 한다.

 또 이 산자락 밑에는 지금은 폐쇄돼 사용되지 않고 있는 운암발전소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발전소는 최초에는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섬진강 물을 동진강으로 끌어오는 도수로로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수력발전소로도 활용됐다. 운암발전소는 1985년 폐쇄되고 현재의 1945년 만들어진 칠보면의 섬진강수력발전소만 운영되고 있다.

 탐사대원들이 탐사 종착지인 소리개재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쯤. 시간이 많이 남은 탓에 대원들은 김계남 장군 묘지를 들렀다. 짧은 구간이라 산행이 힘들지 않았지만 앞으로 겨울 추위를 이기며 산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적지 않았다. 전주로 향하는 버스 안. 늘 잠을 청했지만 이날만큼은 창밖 풍경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글=하종진 새전북신문 기자

 사진=황성은 새전북신문 기자


산은 물을 나누고 문화를 이루네
호남 좌도농악과 우도농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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