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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랑샛강]도심 오물과 뒤범벅 하수종말처리장으로
<7> 동계천
조선 sun@gjdream.com
: 2009-12-22 07:00:00
양동복개도로 아래 광주천 옆으로 난 박스형 구조물로 들어서면 동계천을 만날 수 있다. 장원봉에서 시작된 물은 각종 오물과 뒤범벅돼 더러워지고, 광주천에 합류되기 직전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진다.

 도심에는 현재는 보이지 않는 천이 여럿이다. 지금은 천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하수구 역할을 하고 있는 복개하천들. 그러나 이 천들을 유심히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도시가 좀 더 생태적으로 복원되고 시민들이 물과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부 수변공간이 부족한 점을 극복하고 자연생태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복개하천의 복원에 대한 관심들이 높다.

 그 중에서도 2007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진행한 `문화경관, 생태환경보전지구 조성전략’ 정책연구에 따르면, 광주에서 복개를 뜯어낼 수 있는 1순위로 꼽힌 곳이 동계천이다. 동계천의 현 상황을 따라가본다.

 

 장원봉에서 시작된 물, 바로 도로 밑으로

 무등산의 여러 산줄기들이 광주천의 시원인 샘골과 소태천·증심사천을 만들었고 이 물줄기들이 광주천 상류부에서 광주천에 합수한다. 동계천은 무등산 장원봉에서 발원해 도심을 흘러 양동복개다리 밑에서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진다. 물론 하수구 역할을 하기 전엔 광주천에 합수됐다.

 장원봉 골짜기에서 내려온 물을 잠시 만날 수 있는 곳은 지산유원지 위쪽에 있는 한 음식점. 비가 왔을 때 물이 흘렀을 것으로 보이는 골짜기가 보이고 간간히 바닥에 물도 있다. 그런데 보이는 것도 잠시. 그 물줄기는 이내 이 음식점 주차장 밑으로 사라져 버린다. 물줄기 주변으론 물을 끌어오기 위한 관과 시설들이 보인다.

 이 물은 지산유원지 안에 있는 지산저수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70년대 후반 지산유원지를 조성하면서 물길은 도로 밑으로 들어갔다.

 지산저수지엔 아직 물이 있다.

 그러나 저수지 위 식당이나 주변 식당들이 영업을 하지 않은 지 수 년째. 버려진 식당들처럼 물 또한 버려져 있다. 저수지 물은 색깔이 탁했다.

 현재 지산유원지는 사업자 없는 유원지 신세. 일부 부지를 소유한 업체는 호텔·골프연습장 등 일부 시설만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관리하는 동구청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자연환경을 관리하고 복원한다면 지금보다 환경적으로 나은 유원지가 될 수 있을 터이다.

 

 “산에서 나온 물이니까 좋았제”

 지산유원지에서 잠시 모습을 보였던 천은 다시 도로(지호로) 밑으로 흘러 보이지 않는다. 물은 보이지 않지만 흔적은 남아 있다. 도로명이 `동천길’이다. 동천길 주변에서 만난 한 주민의 기억이다. “산에서 물이 내려오니까 깨끗했지. 대사리(다슬기)가 있었당게. 마을 앞으로 물이 흐르니까 밤에 목욕도 하고 그랬어.”

 동계천(동구 지산동~북구 유동·5.54km)은 광주읍성의 동편으로 흐르는 천이었다. 지금의 도로명으로 살펴보면 지산동 지호로에서 중앙도서관길을 따라 내려갔고 전남여고 뒷길(현 동계천 2로)을 흘렀다. 지금도 흐르고 있긴 하지만 깨끗한 물은 도심을 거쳐오면서 각종 오수와 뒤범벅돼 더러워진다. 80년대 중후반 복개되고 폐천조치되면서부터 진행된 일이다.

 전남여고 주변, 이 동문 밖 일대는 땅이 질퍽했던 곳으로 유명했다. 이 일대 사람들은 흔히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동계천 가까운 곳에 경양방죽도 있었고 동계천은 경양방죽의 수원지 노릇을 하기도 했다. 물에 얽힌 이야기는 이제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우리가 물이 없이 살 수 없듯 그 당시에 물은 광주 곳곳을 적셨다. 동계천은 대인시장 안을 흘렀고 대인광장 뒤편을 돌아 동계천길을 따라 흐르고 수창초교를 지나갔다. 그러나 도시에 사람이 몰려 살고 더러운 물들이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천은 더럽고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것으로 인식돼갔다.

 양동복개도로 아래 광주천 바로 옆 쪽으로 뚫린 박스형 구조물이 있다. 동계천을 만날 수 있는 구간으로 전등을 들고 하수구 속으로 들어갔다. 지산유원지에서 5km를 지나온 물들은 오수·빗물과 섞여 양동복개도로에서 광주천과 합수하기 직전,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지고 있다. 하수구 위쪽은 도로다 보니 물 주변에는 도로에서 떨어진 쓰레기들과 벽면 옆 하수구에서 흘러나온 쓰레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장원봉 골짜기를 타고 흘러온 맑은 물의 끝이 이런 모습이다.

 

 동계천의 미래는?

 그러나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해둬야 하는 것일까.

 2005년도에 진행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운영전략 연구’엔 동계천·서방천·용봉천·극락천 등의 중상류부를 따라 산책·하이킹이 가능한 수역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되기도 했다. `문화경관, 생태환경보전지구 조성전략’ 연구는 이것을 바탕으로 단계별 복원하천 및 구간을 제시했는데, 동계천을 시범사업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동계천은 `구도심지를 통과하며 특히 아시아문화의전당에 인접해 지리적 연계성이 뛰어나다’며 특히 상류부 복원을 첫 단계로 제시했다. 동계천의 유지수량은 무등산 계곡수나 빗물저류조 설치, 공동주택 지하유출수 이용 등의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시장과 상업시설이 밀집된 중·하류 구간은 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도 했다.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국내에선 제주시만 하더라도 산지천 660m의 복개구간 중 474m의 복개구조물을 뜯어냈고 복원했더니 은어·숭어 등의 물고기와 조류가 돌아왔고 시민과 관광객의 쉼터와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도심의 온도를 낮추고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해주고 수변문화가 형성되는 등 물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복개하천의 미래,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글·사진=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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