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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대봉 정상은 중계소에 막혀 갈 수 없고
[호남정맥대탐사] <14> 개운치~추령
조선 sun@gjdream.com
: 2010-02-01 07:00:00
추령봉에서 바라본 내장산 전경.

 ‘뽀드~득, 뽀드~득.’

 설산(雪山)을 밟는 발자국 소리가 경쾌하다. 14번째 호남정맥 탐사는 소복하게 쌓인 눈과 함께 했다. 새해 벽두 많은 눈을 두고 도시에서는 폭설이라고 말하지만 , 산중에서만큼은 서설(瑞雪)임에 틀림없다. 크고 작은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이불을 덮고 있는 정겨운 모습이 더욱 그렇다.

 이날 탐사는 정읍 개운치에서 추령까지 8㎞ 구간. 탐사에는 초등학생에서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했다. 오전 8시40분쯤 산행을 시작했다. 산길로 접어들자 눈이 발목까지 덮는다.

 눈밭을 헤치고 20여 분 정도 오르자 정상 헬기장이 나타났다. 손에 잡힐 듯한 망대봉(553.3m)에 솟은 중계소가 한 눈에 들어 온다. 통신사와 군사용 중계소인듯 보인다. 도내에는 이같은 크고 작은 중계소가 모악산, 장수 팔공산 등에 자리잡고 있다.

 헬기장을 벗어나 중계소가 있는 망대봉으로 향했다. 중계소 탓에 망대봉 정상은 오를 수 없었다. 중계소 정문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걸어온 망대봉 뒤로는 눈쌓인 고즈넉한 마을이, 앞으로는 멀리 아득하게 내장산이 바라다 보이고 고당산(641.4m)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시 발걸음을 내딛었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산자락 도로다. 중계소를 오가는 차량들을 위한 도로인 모양이다. 굽은 길을 돌자 탁트힌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마치 말발굽처럼 생긴 내장산의 전경이 인상적이다. 내장산 전경을 가장 쉽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멀리 정읍 시내쪽은 나즈막한 산과 키를 맞대는 아파트 숲과 바로 산아래 올망졸망 작은 집들이 모인 산촌마을이 이채롭다.

 도로를 따라 10~15분을 걸은 뒤 다시 산길로 접어들었다. 여전히 눈은 발목까지 덮는다. 아직은 누구도 밟지 않은 눈길은 간간이 멧돼지, 토끼 등 날짐승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내장산 전경이 한 눈에

 한참을 걸어 여시목(여우목)에 다다랐다. 고개 주변엔 주렁주렁 열린 산감이 대원들을 유혹한다. 개운치에서 추령 구간의 호남정맥도 주변에 마을이 많다. 산 정상을 사이에 두고 왼쪽은 순창 쌍치면 방산동 마을이고 오른쪽은 정읍시 쌍암리다.

 특히 이 구간의 호남정맥은 역사적 인물들의 근거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갑오동학농학농민혁명 때는 전봉준 장군의 경우 우금치 전투에서 패배한 뒤 호남정맥을 따라 내장산~입암산을 오갔고, 결국 피노리에서 체포됐다.

 오전 10시40분쯤 여시목을 지나 복룡재로 향하는 길엔 길다랗게 설치된 철조망을 만났다. 염소 등을 방목하기 위해 처놓은 철조망이다. 자라나는 나무의 허리를 옥죄고 있는 철조망이 끝없이 이어진다.

 내장산 호텔 등 내장산 시설지구가 내려다보인다. 주변 터널 공사가 진행중인 작은 고개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오후 12시40분이 지나 다시 발걸음을 내딛었다. 산마루에서 뒤를 보니 망대봉이 아득하기만 하다.

 철조망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높이 1.5m 길이의 철조망은 수 키로미터는 될 듯 싶다. 내장산 국립공원 주변까지 설치된 철조망은 야생동물의 이동을 막고 나무의 생육에 지장을 주는 등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국립공원은 가장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야 할 곳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조차도 엉망이다. 하루 빨리 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주변엔 군에서 설치해 놓은 듯한 전화선이 폐기돼 있어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철조망

 내장산 전경이 더 가까워졌다. 이날의 마지막 고비인 내장산 주변 추령봉(572m)에 올라서니 추령고개를 연결하는 굽이굽이 찻길이 반갑기만 하다. 한참을 내려가자 추령 장승촌이 눈에 들어왔다. 오색띠를 이마, 가슴, 목, 배에 두룬 오만 상의 장승들 사이에서 눈장난을 하는 꼬마가 귀여웠다.

 추령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내장산 시설지구 음식점 단지에 들어섰다. 유독 눈에 띄는 게 ‘전주’라는 상호가 붙은 음식점들이 쭉 늘어서 있는 모습. 식당 관계자에게 묻자 “아무래도 전주 음식이 맛있다보니깐 그렇게 된 것 같다”면서 “내장에 웬 전주식당이 많냐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간판을 모두 바꾸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다음 탐사일정은 추령~곡두재다.

 글=새전북신문 이용규 기자

 사진=새전북신문 황성은 기자

[광주전남녹색연합·전북녹색연합·광주드림·새전북신문 공동기획]


망대봉 정상은 중계소에 막혀 갈 수 없고
동학혁명 열기 백두대간 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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