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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삶터를찾아] <10·끝>무주 푸른꿈고등학교
숲과 바람과 태양의 학교
조선 sun@gjdream.com
: 2010-03-17 07:00:00
학교에서 키우는 소똥을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만들어보는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 <푸른꿈 제공>

 일본 이와테현 구즈마키정에는 ‘숲과바람의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에너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생활교육을 진행하며 학교가 중심이 돼 자급자족이 가능한 마을을 실현하고자 한다. 폐 버스를 이용한 간이 도서관은 태양광과 소형풍력으로 전등을 켜고, 페트병을 재활용해 태양열 온수기를 만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현장 중의 하나는 학교다.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것에 대한 관점을 키우는 것은 실제 자신의 생활을 바꿔내는 데에 큰 힘으로 작용한다. 어른들이 자신의 생활을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도 기후변화에 대해 인식하는 교육에서부터 출발한다.

 점수, 수능에 목숨 거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 현실감 있고, 깊이 있는 자연 공부, 에너지 교육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강조하는 녹색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라도 학교에 어떤 교육 등이 도입돼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의 ‘숲과바람의학교’처럼 학교 안에서 기후변화에 대안을 만들어가는 곳이 있다. 무주 푸른꿈고등학교다.

 

 100% 에너지 자립하는 ‘쉼터’

 무주군 안성면 진도리에 자리한 푸른꿈고등학교는 지난 99년 문을 연 대안학교다. 생태교육, 자연과 인간이 공동체임을 인식하며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하는 곳이다. 교육이념이 그러한 것처럼 곳곳에 재생에너지가 도입돼 있고, 에너지교육·생태농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옛 진도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교사동 외에 대다수 건물들은 나무와 흙벽돌로 지었는데, 재생에너지가 설치된 건물이 있다. 교사동 뒤편에 자리잡은 특별실과 도서관 건물. 우리나라에 태양광 설치가 활발하지 않았을 무렵인 2001년 건물을 지으면서 15KW 태양광 발전기를 지붕에 올렸다. 이 발전기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4% 정도밖에 충족을 못하지만, 학교에는 숲이 많고 대부분의 건물들이 나무·흙으로 지어져 자연에 가깝다는 것이 장점이다.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현실인데, 지난 2008년 좋은 기회를 활용해 또다른 에너지원들이 만들어졌다. 학생들과 학부모·교사들이 직접 지은 ‘쉼터’에 풍력·태양광·자전거발전기가 도입된 것. 녹색연합이 진행하는 ‘숲과바람과태양의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받았다.

 전등 등 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은 대부분 태양광·풍력·자전거발전기로 충당된다. 가끔 에너지가 모자랄 때는 학생들이 당번을 정해 자전거발전기를 직접 돌린다. 석탄·석유를 쓰지 않고 자연으로도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간이 학교에 있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곽진영(과학 담당) 교사는 “쉼터에 있는 전열기구들은 에너지 자립이 안 되는데 아이들과 풍력발전기·자전거발전기를 만들고 늘려서 쉼터만이라도 100% 에너지 자립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올 여름방학에는 녹색연합과 함께 하는 기후변화캠프도 열어 아이들이 기후변화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 먹어

 푸른꿈의 또다른 특징은 ‘지역 먹을거리’가 보편화돼 있다는 것이다. 마을에서 농민들이 가꾼 쌀이 학생들의 밥이 되고, 콩·고추·고춧가루·고사리 등 농산물 또한 ‘얼굴 있는 거래’를 통해 공수해온다. 그것은 단순히 먹을거리 이상의 개념으로 이동거리가 적어 탄소를 적게 배출하고, 또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구조다.

 또 학생들이 직접 농사를 짓는 것도 이채롭다. 학교 특성화 교육 중에 ‘생태농업’이 있고 학년 별로 매주 2시간 씩, 농업에 대한 이론부터 실습까지 학생들은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짓고 수확을 한다. 쌈채소는 일년 내내 키우고 수확해 밥상 위로 올려지고, 배추도 길러 김장도 한다. 콩을 키워 메주도 만드는데 이 메주로 된장도 담그고 간장도 담근다. 또 학교엔 학생들이 키우는 130여 마리의 닭이 있고, 닭이 낳은 달걀은 학생들이 먹는다. 또 급식에서 나온 잔반들은 다시 닭·돼지에게 사료로 먹인다.

 학생들이 농사를 짓는 것은 로컬푸드 활성화 외에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2학년 때 텃밭에서 옥수수 가지 오이 고추 배추 등을 길렀는데 뜯어먹는 기분이 쏠쏠했다. 이것 뿐만 아니라 자연·계절의 변화를 알게 됐고,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과 인간이 연결돼 있고 공생한다는 것을 배웠다. 인간이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데 농사를 짓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런 수업이 일반학교에도 있으면 좋겠다.”

 송승석(19·3년) 군의 농사 예찬론이다.

 

 친환경 세제·대안생리대 사용 등 친환경 생활

 건물이나 교육·농사 외에도 생활 분야에서 자연과 환경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이 학교의 특징이다. 기숙사에서 친환경세제를 사용하고 여학생들은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학교 내 평등한 의사소통 때문이다. 120여 명의 학생, 20여 명의 교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식구총회’를 하는데 중요한 안건들이 상정되고 논의된다.

 친환경세제·면생리대 등도 식구총회에서 여러 논의 끝에 약속을 하고 도입됐다.

 그리고 독특한 것 중의 하나. 금요일 7교시는 노작시간이다. 전교생이 쓰레기분리수거, 학교숲가꾸기, 농장일 돕기, 마을일손돕기 등 몸으로 생활공간을 정리정돈하며 땀을 흘린다. 그러면서 자연과 교감하고 사람들과 교감하며 공동체 정신을 키워간다.

 이런 다양한 시설과 교육 등이 도입되고 정립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꾸준히 푸른꿈학교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답이 있다. 학교 교육에서 어떤 것들이 강화돼야 하는지 푸른꿈학교는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글·사진=조선 기자 sun@gjdream.com

 ▲학생들이 기른 콩으로 만든 된장이 담겨 있는 장독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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