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북한군 특수부대 폭동” 글 난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5·18광주민중항쟁을 축소·왜곡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잇단 정부간행물에서 5·18광주민중항쟁은 의미가 축소되거나 아예 사라졌고, ‘전두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전사모)’이나 ‘역사학도의 시사토론 글방’ 등의 각종 인터넷 카페는 물론 포털 사이트 토론 공간 등에도 5·18의 역사를 왜곡하는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5·18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폭동이고 사태일 뿐이다’는 왜곡된 역사인식의 글들이다. 당사자인 광주나 5·18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철모를 쓴 5·18 무장단체는) 모두 장발이다. 탈북자들 및 탈북 군인들은 ‘북한군 특수부대가 머리를 몇 달 기른 뒤 광주에 투입되었으며, 시민군과 국군하고 비슷하게 위장하였다’고 증언한다.”

‘역사학도’라는 이가 자신의 블로그 내 ‘광주사태의 진실탐구’라는 공간에 최근 올린 글 중 일부다. 이 공간에는 그가 쓴 100여 건의 글이 담겨 있는데, 대부분 ‘광주사태는 북한과 좌익세력에 의한 폭동’이다는 내용이다.

그는 자신이 카페지기로 있는 ‘역사학도의 시사토론 글방’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그가 지난달 카페에 올린 글이다. “북한군이 침투하여 살상을 휘두른 것이 어떻게 민주화운동가인가 의문스럽다…5·18 광주사태에 대한 재조명과 진상조사가 필요하다.”

지만원 씨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도 5·18광주민중항쟁을 왜곡하는 글들은 수두룩하다.

‘5·18 사기꾼들을 분별하지 못하는 님이 광주사태 당시 경찰복과 군복으로 위장했던 5·18 사기꾼들을 과연 분별해 낼 수 있으셨을까요.(ID dntm)’ ‘광주사태는 5·18 광주교라고 말해야 옳을 것입니다. 그리고 광주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단이며 사탄으로 명칭을 바꾸어야겠지요….(ID 갈천)’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한 누리꾼의 표현을 빌리자면 ‘5·18의 역사왜곡’은 ‘네이버 블로그나 디씨인사이드라는 정칟사회 갤러리 등 온라인 상에서 맹위를 떨치는 중’이다. 5·18 역사 왜곡의 ‘선봉장’격인 ‘전사모’는 이미 회원 수가 2만에 가깝다.

이런 왜곡에 맞서 5·18을 지키려는 움직임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은 힘이 부족하다. 최근 만들어진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5·18지킴e-Anti 대응’이 대표적인데, 회원 수는 고작 10여 명 뿐이다.

카페지기 김용철(55) 씨는 “(역사왜곡 움직임에 대해) 장외투쟁은 못하더라도 글로 온라인상에서 어떻게든 알리자는 취지에서 모였다”면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적극적 참여가 역사 왜곡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5·18기념재단과 오월단체 등에서도 조직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정부간행물에서 5·18의 의미가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것은 물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지만원 씨나 ‘전사모’ 등에서도 5·18을 폄하하는 활동이 활발해졌다”면서 “조만간 오월단체와 전문가들로 전담팀을 꾸려 흐름과 경향을 분석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ID ‘손상윤’은 최근 5·18기념재단 홈페이지에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 방관할 수 없었고 몇차례 5·18 진실을 알리고자 카페 관리자에게 대화하자고 건의했으나 그릇된 사고로 오히려 저더러 ‘5·18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하고 있다”며 “혼자의 글로는 한계가 있어 여러분의 힘을 빌려 잘못 알고 있는 5·18을 제대로 알려 주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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