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장현 광주시장이 30일 U대회 수영장 건립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광주시 제공>
-민선 6기 한 달… ‘시장 위에 시민’ 의전 축소 등 구체화
-의회와 소통 능력 부족…“새 술이 헌 부대 담긴 꼴” 답답

민선6기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이 시기, 스스로 명명한 ‘시민시장’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탈권위적인 행보로 시민과의 거리감을 좁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조직 개편 작업이 의회에서 제동 걸리면서 ‘윤장현 표’ 행정의 실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건 한계로 지적된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윤 시장은 이달 1일 취임 이후 직원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내부 혁신, 탈권위적 행보, 현장 중시 활동, 적극적인 중앙부처 및 정치권 활동을 통한 국비확보 노력 등에 매진해 왔다.

특히 시정 최우선 가치를 ‘시민 섬김’에 두고 있는 윤 시장은 시장과 직원, 간부와 직원, 직원과 직원 사이 활발한 토론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시민 섬김’은 행정에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먼저, 시청 1층을 행정공간에서 시민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공간 구성도 시민들에 의해 짜여진다. 다목적 시민홀, 시민발언대, 작은도서관, 로컬푸드점 등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월드컵 경기장을 비롯한 기존 시설물들을 과감히 시민에게 개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탈권위적 행보다.

윤 시장은 ‘시장 위에 시민 있다’는 철학에 따라 의전을 대폭 축소했다. 시장 차문 열어주기, 엘리베이터 잡아두기, 선도 안내 등을 없앤 게 대표적이다.

대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내 책임관’을 둬 각종 행사에 어르신·장애인들을 초청해 차량 하차, 좌석 배치 등에서 최우선적으로 배려하기로 했다.

관용차가 ‘5부제’에 걸린 날엔 시장이 직접 지하철에 탑승해 출근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했다.

반면 조직개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윤장현식 행정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윤 시장은 ‘참여와 소통’이라는 자신의 시정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참여혁신단과 사회통합추진단 신설을 뼈대로 하는 조직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 개편안은 광주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려 있는 상태.

일부 시의원들이 참여혁신단과 사회통합추진단의 기능 중복을 우려하며 부서 통합을 요구하고 있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회의에서 표결 끝에 부결시킨 것이다.

조직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이달 내 시행하기로 했던 민선 6기 첫 인사도 무산됐다.

‘새술’이 ‘헌 부대’에 담겨 있는 형국. 따라서 지금의 광주시정은 민선 6기라기보다 민선 5기의 연장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회에서 조직 개편안이 난도질 당할 땐 윤 시장의 ‘소통’ 능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과반수 이상의 의원들이 조직 개편안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를 설득하고 해소할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따라서 윤 시장의 진짜 실력은 조직 개편에 이어 인사가 단행되는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