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영상제작단 `동그라미’ 단장 이승준 군.
-청소년 영상 제작단 `동그라미’단장 이승준 군
-세월호 추모 `광주청소년촛불문화제’ 영상으로 기록
-“세월호 고통 앞에 중립없는데…아픔 외면 안타까워”

 “우리 또래의 학생들이 당한 사고인만큼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표현한 작품이 필요했어요.”

 지난 5월24일 광주청소년들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한 ‘광주청소년촛불문화제’를 영상으로 기록한 이승준(18) 군은 제작사유를 이와 같이 밝혔다. 이 씨와 함께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의 청소년 영상 제작단 ‘동그라미’ 멤버 18여 명은 ‘그날, 그때, 그곳에’라는 작품을 통해 세월호 참사와 촛불문화제를 청소년의 시선으로 제작했다.

 동그라미 단장인 이 군은 올해 청소년 활동을 기록하기 위한 영상물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이번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5·18 RED Festa 같은 청소년축제를 영상물로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번에도 비슷한 주제로 영상을 기획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그런데 세월호 사건이 4월에 일어나면서 우리의 시각으로 세월호 사건을 되짚어 보자는 이야기가 제작단 내에서 나왔죠.”

 이 군이 영상에서 가장 나타내고 싶었던 주제는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월호 사건이었고 마침 같은 또래들이 기획한 광주청소년촛불문화제는 이들이 촬영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제작단들은 의기투합해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5월24일, 이 군을 비롯한 제작단 촬영팀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장소인 금남로에 도착했다. 그는 막상 현장에서 여러명으로 나눠 촬영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음을 토로했다.

 “촛불문화제가 한 곳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소에서 일어나다 보니 이를 어떻게 기록할까가 매우 어려웠어요. 또 학생들이 촬영하고 인터뷰하는 것에 대해 너무 쉽게 보시고 장난식으로 해주시는 분도 있더라구요. 현장에서 그런 사소한 부분들을 조정하고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난관이었어요.”

 그렇게 촬영작업을 거친 후 제작단은 영상 편집에 돌입했다. 하지만 편집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촬영날 반나절 가까이 촬영했던 기록을 자르고 또 잘라야만 했다.

 “영상 길이를 7분으로 잡았는데 정말 중요한 내용만을 잡아 편집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촬영은 하루였지만 이를 위한 기획은 4월부터 시작해 6월13일 최종완성하기까지 제작단 모두가 노력했죠.”

 그렇게 나온 ‘그날, 그때, 그곳에’은 다소 날것의 영상물이지만 학생들이 어떻게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려 했다. 영상에 나온 학생들은 누구보다도 단원고 학생 및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고 더이상 이를 지켜보지 않겠다는 다짐을보였다.

 이 군은 작품이 완성된 후에도 여전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제자리 걸음인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를 면서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 중립 지킬 수 없다’라고 발언했잖아요. 제 마음도 이와 같아요. 같은 또래로 사건에 대한 아픔은 여전히 큰 데 이를 외면한 채 세월호 진실이 아직 다 밝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모두가 유족들을 외면하지 말고 그 고통을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편, ‘그날, 그때, 그곳에’는 광주방송 시청자참여프로그램과 제14회 광주국제영화제 시민제작 작품을 통해 선을 보였다. 또‘동그라미’ 제작단은 추후 유튜브 홈페이지를 통해 업로드를 할 예정이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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