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전환 더민주·창당 완료 국민의당 ‘텃밭다지기’
공천룰·인물경쟁 등 여전히 안갯 속 “평가 불가능”

▲ 4일 창당 후 첫 지역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국민의당 지도부가 망월동 5·18구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 1월 광주를 찾아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사들.

 ‘민주당’ 간판만 달면 당선되던 광주지만 이번 설에는 할 얘기가 많을 듯 싶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과 국민의당,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유례 없는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과연 누가 ‘야권의 심장부’라는 광주, 호남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인가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의석수로만 보자면 현재는 ‘6석(박주선·천정배·장병완·임내현·김동철·권은희)’을 확보한 국민의당이 광주의 ‘제1당’이다.

 박혜자·강기정 의원만 남은 더민주당은 순식간에 ‘소수당’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탈당을 고심했던 박혜자 의원이 잔류를 결정하면서 2석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러한 상황이 총선 이후에도 유효할 것이라 생각진 않는다. 총선 결과에 따라 더민주당이 다시 광주의 맹주자리를 되찾을 수도 있고, 국민의당이 새로운 광주의 ‘1당’ 자리를 굳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어느 쪽이 낫다고 평가를 할만큼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다.

 공천룰과 현역 물갈이, 새로운 인재 영입과 인물 경쟁 등이 대표적인 관심사만 봐도 총선이 불과 68일(5일 기준) 남은 지금까지 “지켜봐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교수는 “국민의당의 경우 이제서야 창당이 완료됐고, 아직 몸집불리기, 무차별 영입 이후 교통정리가 안 된 상황이다”며 “더민주당 역시 비대위 전환 이후로 광주 선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설 이후에도 지역 민심은 상당 기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곧 누가 먼저 치고 나가느냐에 따라 선택을 망설이는 지역민심을 빠르게 끌어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 교수는 “2월 중순까지도 평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표체제에서 끝 없는 하락세로 위기에 몰렸던 더민주당은 새로운 인재 영입, 김종인 전 의원 영입을 통해 문 전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체제를 전환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긴 했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두환 국보위 참여’ 전력이 논란이 되면서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이에 지난달 31일 광주를 찾은 김 위원장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고 박기순·윤상원 열사 앞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 등이 인재영입에 열을 올렸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는 평가다.

 호남 출신의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오기형 변호사,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광주 선거 출마가 거론되다 돌연 수도권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광주지역에 내보낼 인재영입을 두고는 내부 알력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내부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오 교수는 “더민주당의 상황을 냉정하게 보면 광주 선거에 누가 나설지 어떤 지역도 확실하지 않다”면서 “일부 신진인사들로 진용을 차려던 것도 큰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다시 ‘8명’을 짜야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반 호남의 지지를 등에 업고 ‘초단기간’ 창당에 성공한 국민의당은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승만 국부 발언, 지나친 현역 중심의 세력화로 당의 실체가 없던 시절의 ‘지지거품’이 상당히 빠졌다는 분석이다.

 더민주당 탈당 흐름이 끊기고 교섭단체 구성도 어렵게 된 국민의당은 천정배 의원 측 국민회의,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과 세력 통합을 시도하며 상황을 돌파하려 했지만, 예상외로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80억 원 대 보조금을 받자면 15일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하는데, 아직도 국회의원 20명 기준까지 3명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무리한 세력 통합, 인재 영입이 추후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이란 지적이다.

 천 대표의 합류로 더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 가능성이 대두되자 이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의당이 공언한 ‘뉴DJ’ 자리를 놓고, ‘천정배계’ ‘안철수계’ 등 새로운 계파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총선으로 가는 길목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 교수는 “(양당 모두)머리도 안 내민 상황이다”고 정리했다. 특히,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 모두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경쟁구도로 인한 ‘앞서가기 경쟁’보다는 “누가 덜 못하느냐의 경쟁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자치21의 윤영덕 지방자치위원장 역시 “아직은 어느 쪽이 낫다고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며 “앞으로 누가 먼저 광주시민들이 바라는 비전과 이를 실천할 인물을 제시하느냐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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