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임원들 공모 도시공사 “적격자 없다” 재공모키로
도철공사도 ‘사장대리’ 임원 접수 적절성 논란 휩싸여
‘외부수혈’ 장벽, 임추위 등 인사시스템 한계만 재확인

▲ 윤장현 광주시장.<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시의 산하기관장 일괄 교체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목표했던 ‘인적쇄신’은 사라지고 온갖 구설수만 난무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산하기관은 사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임원들이 공모에 뛰어들면서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 사장을 재공모할 예정이다.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다.

현 도시공사 임원, 광주시 전 국장 등 관료 출신 인사가 대거 지원한 가운데, 도시공사 사장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현 광주시감사위원회 상임 감사위원과 현 도시공사 임원 2명 등 3명을 윤장현 시장에 추천했다.

하지만 윤 시장은 “참신성이 떨어진다”며 아무도 받질 않았다.

최종 3인에는 ‘사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임원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때문에 도시공사 안팎으로 구설수가 잇따랐었다.

사실상 ‘최종 결정권자’인 해당 임원이 임원추천위원을 선정하는 이사회에 참여한 것도 모자라 스스로 사장 공모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재공모가 결정된 곳은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와 도시공사 2곳이다.

지난 8일 접수를 마감한 광주도시철도공사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도전장을 낸 6명 중 ‘사장 직무’를 대신하고 있는 모 본부장이 포함돼 적절성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해당 본부장은 “임원추천위원을 선정하는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미 공사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임원이 사장 공모에 응모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도시철도공사도 도시공사처럼 ‘적격자’를 못찾아 재공모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6명에 대한 서류전형 심사를 진행한 도시철도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9일 오전 서류심사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본부장에 대한 심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지역 인사 등 9명이 응모한 광주문화재단도 13일 면접심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 핵심 간부가 대표이사 공모에 참여한 상태다.

산하기관장 공석을 틈타 각 기관 고위 임원·간부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참신하고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 ‘수혈’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원추천위원회의 인사 검증 기능의 한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 추천 위원 2명, 해당 기관 추천위원 2명, 시의회가 추천한 3명 등 7명으로 구성이 되는데, “사전에 낙점된 인사를 위한 ‘요식행위’에 그쳐 정작 적임자를 쳐내는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던 임원추천위원회다.

이번 산하기관장 공모 과정에서도 “서류 심사만으로 더 따져볼 후보들을 탈락시켜 최종 후보 중 적격자 없는 사태를 자초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윤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인적·분위기 쇄신이 결국 ‘인력 풀(Pool)’과 기존 인사스템의 한계에 막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에 산하기관장을 새로 뽑는 기관은 광주도시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 광주문화재단, 광주여성재단, 광주신용보증재단, 광주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광주시평생교육진흥원, 광주교통문화연수원 등 8곳이다.

재공모에 들어간 도시공사와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뺀 광주문화재단, 광주여성재단, 광주신용보증재단, 광주교통문화연수원 등은 모집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에는 지역 여성단체 출신 3명이 응모했고, 8일 접수가 끝난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원장에는 무려 12명이 도전장을 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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