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협·윤장현 시장 등 “중국 기업 인수 우려”
정치권·대선주자들도 “지역경제 미치는 영향 등 고려해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 13일 금호타이어의 지분 42.01%를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9550억 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지역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과 대선주자들도 금호타이어 문제에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이 문제가 대선정국을 타고 지역 정치현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이하 광주시민협)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 주력기업인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될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렇게 되면 광주와 곡성공장 폐쇄 우려에 따른 고용불안과 함께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도미노효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밝혔다.

광주시민협은 “이번 산업은행의 결정은 신중하지 못하고,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 시장논리에만 치우친 그릇된 결정이 한진해운을 파산으로 이끈 전례가 있듯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보다 거시적이고 국익에 부합하는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국내 직간접 관련 업체들의 피해와 더불어 금호타이어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쌓아왔던 세계적인 기술력마저 중국기업에게 고스란히 넘어갈 것이다”며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뒤 생산기술만 챙기고 무차별적 구조조정과 노동자 해고 등에 대해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돌아간 ‘쌍용차 사태’를 “교훈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지난 18일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광주시 입장’을 내고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지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인수 희망 주체들은 장기고용보장계획, 연구개발, 설비투자 등에 대한 계획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주 호남에서의 경선을 앞둔 각 당과 대선주자들도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내 공장의 고용 유지가 매각의 조건이 돼야한다”며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금호타이어가 쌍용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어떤 특혜 논란도, 먹튀 논란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도 “장기고용보장, 지역경제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중국 더블스타가 우선매수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적정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안 지사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가진 토크콘서트에서도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울한 소식이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했다”며 “산업 구조조정에 있어 국가적인 전략 기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대선 예비후보인 박주선 국회 부의장도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넘어간다면 4000여 명의 고용 불안, 기술력 유출에 따른 국내 타이어 업계 연쇄 피해, 방산기술과 상표권 유출 등이 우려된다”며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당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에 대한 특별 성명서’를 내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은 광주·전남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지역경제 및 국민경제는 물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다”며 “금호타이어의 불공정 매각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매수 방식 등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박삼구 개인에게도 매각 우선권자로서 매각 관련 정보는 물론 같은 조건 즉, 콘소시엄을 구성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하루속히 관련 회의를 소집해 박 회장에게도 같은 조건을 부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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