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시립미술관…`최초’ 전시 광주서
‘박근혜 풍자’ 이유, 전시 무산 2년6개월 만
홍성담 화백 “광주 아닌 곳서 걸 수 없었다”

▲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원작.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쫓겨나다시피 광주를 떠난 그림, ‘세월오월’이 돌아온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기념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28일부터 개최되는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전을 통해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홍 화백이 그린 세월호 추모 연작 20점과 새로 제작한 작품들도 공개된다.

 세월오월은 정부 외압으로 전시가 무산된 이후 대한민국 땅 어디에서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세월호가 떠오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묻혀 있던 세월오월도 제 자리를 찾을 적기. “광주가 아니면 어느 곳에서도 걸 수 없었다”는 홍 화백의 회고는 그동안의 긴 기다림을 대변한다.

 세월오월은 2년6개월 만에 원래 걸렸어야 전시장으로 돌아오게 됐다. 원래 지난 2014년 9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이 열리는 광주시립미술관에 전시될 작품이었다. 5·18이라는 전시 주제와 걸맞게 시민군과 오월어머니가 세월호를 힘차게 들어 올리는 장이 가로 10.5m, 세로 2.5m 크기의 대형 걸개그림으로 구현됐다.

 그러나 정부는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허수아비 모습으로 그려진 박 대통령 풍자 부분을 문제 삼았다. 광주시가 광주비엔날레재단에 특별전 작품 제외 등을 지시한 게 밝혀진 것.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게 이유였다.

 광주시는 당시 홍 화백에게 작품 수정을 요구했고, 박 대통령 모습 대신 닭으로 그려 고쳤지만 결국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전시 유보 결정을 내리면서 작품이 철수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비엔날레 특별전 책임큐레이터와 재단 대표이사 사퇴 등 후폭풍이 일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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