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압도적 1위 호남의 선택 의미는?

▲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호남권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두 주먹을 들어올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호남의 선택은 ‘확실한 정권교체’였다. 문재인과 안철수, 대세와 그의 대항마를 동시에 ‘링’에 올려놓으려는 경선 결과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보다는 정권교체에 대한 호남지역의 강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 27일 광주여자대학교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총 60.2%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2일 전국 투표소 투표에서 65%, 25~26일 ARS 투표에서 59.9%, 전국 대의원 순회 투표에서 75%를 얻는 등 고르게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세론’에 도전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각각 20%, 19.4%에 그쳤다.

 야권의 심장부이자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대세를 확인한 문 전 대표는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이 유력해졌다.

 안 지사는 29일 두 번째 순회경선이 열리는 충청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 시장은 ARS 선거인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에서 ‘기적’을 노리고 있지만 호남에서 탄력을 받은 문 전 대표의 기세를 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월9일 조기대선이 ‘문재인 대 안철수’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먼저 호남에서 경선을 치른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광주·전남·제주(25일)에서 60.1%, 전북(26일)에선 무려 72.6%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9만 명 이상이 경선에 참여한 호남에서 안 전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64%다.

 경선 일정이 남아있지만, 안 전 대표가 무난하게 경선을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호남에서 각 당의 ‘대세 후보’가 나란히 몰표를 얻은 배경에는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전체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문 전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대항마’를 주장하는 안 전 대표가 나란히 호남에서 압승을 거둔 상황이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거부 심리만으론 나올 수 없는 결과라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예상 외의 경선 흥행, 안 전 대표의 압승에 대해 “호남이 문재인을 용납하지 않은 것”이라며 “문재인을 꺾고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하라는 요구다”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도 같은 호남에서 60%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른바 ‘반문정서’는 설득력을 잃었다. 특히, ‘전두환 표창’, 캠프 내 ‘부산 대통령’ 발언 등 호남의 심기를 건드리는 잇단 악재도 뚜껑을 열어보니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누적된 피로감, 그에 따른 정권교체 요구가 커지면서 본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후보들에 표가 몰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도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해 “호남에서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 강하다”며 “제가 도덕성에 흠결이 없고 가장 잘 준비돼 모든 지역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해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호남 경선 결과는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확실한 카드’를 모두 살려 여유롭게 본선을 맞이하겠다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역대 대선후보 경선에선 모두 ‘호남의 선택’이 당의 대선후보를 결정했던만큼 이번 경선 결과가 남은 경선에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주목된다.

 이번 주부터 다음 주 초에는 19대 대선 라인업의 윤곽이 잡힐 전망이어서 앞으로 호남이 차기 정권의 적임자로 누구에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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