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분석해보니<2>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지키겠다”

▲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열리기 전 문재인 대통령이 5월 단체 등과 함께 민주의 문을 통해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오월 광주는 지난 겨울 전국을 밝힌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부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짐합니다.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완전히 복원할 것입니다.”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약 14분간 기념사를 낭독했다.

 10분도 채 안돼 끝나버렸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와 다른 것은 `시간’만은 아니었다. A4용지 3장 분량의 기념사에는 5·18, 광주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약속과 다짐, 그리고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정성이 그대로 묻어났다.



 ▶5·18 헌법 전문에…반드시 “진상 규명”

 5·18 역사 왜곡, 폄훼에 대한 단호한 대처,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이는)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직접적으로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특히, 전일빌딩 총탄자국을 계기로 5·18 당시 계엄군의 무차별적인 헬기사격이 확인된 것과 관련해 “헬기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약속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 관련해서도 “광주시와 협의하고 협력하겠다”며 사실상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 공동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광주시도 옛 전남도청 복원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 시절 광주에 올 때마다 입버릇처럼 반복했던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 공약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담겠다는 저의 공약도 지키겠다”며 “광주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식을 지켜본 국민과 기념식에 참석한 여야 정치권을 향해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의 협력과 국민여러분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 드린다”고도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종지부

 ‘임(님)을 위한 행진곡’ 홀대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5·18 축소·왜곡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 곡은 2003년 5·18 기념식이 정부행사로 승격된 이후 2008년까지는 본행사에서 제창돼 왔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들어 2009년과 2010년에는 본행사가 아닌 식전 행사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2011년과 2012년에는 다시 본행사에서 합창단이 합창했다.

 5월 단체, 유족 등은 계속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과 5·18공식기념곡 지정을 요구해 왔지만 이전 두 정부는 이를 모른 채 했다. 그 중심에 있던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에서 제창하는 것에 ‘국론 분열’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내세우며, 이 곡이 ‘북한에서도 불려진다’는 등의 ‘색깔론’까지 덧씌웠다.

 이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이를 확실히 부정했다.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라며 “오늘(18일 제37주년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세월호같은 참사 “반복되지 않도록” 약속

 문 대통령은 2015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오월어머니집이 진도 팽목항에 내건 펼침막을 기념사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2년 전 진도 팽목항에 5·18의 엄마가 4·16 엄마에게 보낸 펼침막이 있었습니다.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펼침막은 “세월호 진실을 제대로 인양하기 위해 5·18은 세월호와 함께 가겠다”고 하는 세월호 가족들에 보내는 오월어머니들의 연대의 약속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민의 생명을 짓밟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를 통렬히 꾸짖는 외침이었다”며 “다시는 그런 원통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4·16가족협의회의 세월호 유가족들도 참석해 있었다.

 이들이 보는 앞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사람의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가치라고 믿는다”며 2014년 4월16일 일어난 ‘또 하나의 5·18’이 준 ‘교훈’을 되새겼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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