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장차연 등 유스퀘어터미널서 시민 선전전
“버스에 리프트만 있어도…정부 지원대책 시급”

▲ 30일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에서 진행된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한 선전전 중 ‘장애인도 버스타그램(Bustagram)’ 행사 일환으로 사진촬영이 진행됐다.
“명절 때마다 집에 가지 못하고 터미널 앞에서 명절인사 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부모님 뵙고 싶잖아요? 내년 설엔 이 곳을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버스 타고 고향 가야지요.”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버스 터미널 앞에선 고향을 가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절절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10일 간의 장기 연휴 첫 주말인 지난 30일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광장 한 켠,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광주이동권연대회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한 선전전을 진행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13년부터 추석 연휴 때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집회를 열고 이동권 쟁취 투쟁을 벌여왔다.

전국에 운행 중인 시외버스 1만 대 가운데 휠체어 승강 설비가 갖춰진 버스는 단 한 대도 없는 게 현실.

“저상버스가 아니어도 버스에 리프트라도 달렸으면, 최고 시설이라는 프리미엄 버스는 아니어도 우등이라도 타 봤으면 좋겠다”는 한 장애인의 외침에 시민들은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전라북도 전주가 고향인 박영길 활동가는 “열흘 정도 되는 긴 연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장애인들과 음식을 해먹으며 보낼 예정”이라면서 “명절 때마다 터미널에 나와서 요구만 해야 하는 현실이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명절에 고향도 가고 가족도 만나고 싶다”는 그는 “평소에도 시외버스를 타고 바람도 쐬고 여행도 가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정현옥 활동가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광화문 천막 농성장을 찾아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말 뿐인 대안이 아니라 버스를 탈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한다”고 “다음 명절에는 이 자리서 만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광주 장차연은 이날 기자회견 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장애인도 버스타그램(Bustagram)’을 기획, 사진 촬영 및 문제 풀이를 진행했다.

한편 교통약자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5년마다 개정하도록 만들어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다.

국토부는 시외버스 등에 리프트 장치 및 안전장치 등을 갖추는 기술개발과 관련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계획대로라면 2019년에나 마무리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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