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무등산 볼더링 페스티벌 성료
전국 클라이머들 선비바위 일대 누벼

▲ 11일~12일 무등산 선비바위 일대서 펼쳐진 2017무등산 볼더링 페스티벌에 참가한 볼더러들이 바위에 도전하고 있다.
 ‘2017 무등산 볼더링 페스티벌’의 S구역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말벌의 고향’. 호기롭게 도전한 볼더러들이 몇걸음 떼지 못하고 속속 떨어진다. 이 바위는 높이만 해도 성인 남성 키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중형인데, 자연적으로 난 바위틈과 턱에 손발을 얹어 위까지 올라야 한다.

 난이도 V5 ‘보이지 않는 너’, 몸 풀기 삼아 도전했던 볼더러들은 “이게 V5야? 보기보다 훨씬 더 어려운데?”라며 혀를 내두른다.

 “자연 바위 볼더링 코스는 시작점과 완등 지점만 정해져 있을 뿐이라서, 어딜 어떻게 잡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쉬운 코스를 발견하면 더 쉽게 느껴질 수 있고, 어려운 코스로 나아가면 더 어렵게 느껴질 겁니다.” 숙련된 볼더러의 조언, 자연 바위 볼더링의 묘미가 이와 같다.

 만산홍엽, 가을이 무르익은 11일·12일 이틀간 무등산 선비바위 일대에서 볼더러들의 축체가 펼쳐졌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2017 무등산 볼더링 페스티벌’이다. (사)광주클라이밍센터연합회와 본보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300여 명의 볼더링 클라이머(볼더러)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볼더링’은 암벽 등반의 한 장르로 로프나 특별한 장비 없이 암벽(볼더 boulder)를 오르는 스포츠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대구·부산·수원·순천·구미 등 전국에서 참가한 클라이밍 센터와 모임만 해도 30여개에 달했다. 또 10살 짜리 최연소 참가자부터 58살 최고령 참가자까지, 남녀노소없는 클라이머들이 무등산 선비 바위 일대를 타잔처럼 누볐다.

 무등산 선비바위 일대에 산재한 100여개의 바위 군락은 이미 전국적으로 소문난 볼더링 명소다. 볼더링에 적합한 바위들이 몇미터 이내에 인접해 있는데다 크기도 천차만별이라 코스를 개발할 여지가 많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바위가 많다보니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다양한 난이도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무등산의 장점이다.

 이번 대회에선 선비바위의 영문 이니셜을 따 S, U, N, B, E 등 5개 구역으로 나눠 총 42개의 바위를 공개했다. 바위마다 생김새에 따라 ‘이삭줍기’ ‘멧돼지’ ‘천사의 날개’ ‘여우비’ 등 볼더러들의 애정이 깃든 이름과 코스명이 붙여져 있다.

 볼더러들의 등반 코스 역시 지난 1회 대회를 계기로 더 개척되고 더 많이 개방됐다. 전회보다 30여개가 추가로 개방돼 약 150개의 코스가 볼더러들을 맞이한 것.

 광주실내암벽 이윤재 대표는 “2016년 페스티벌 당시 천종원 선수가 개척한 루트와 이벤트성 루트들이 개방됐다”고 설명했다. S구역은 ‘V4 춘식이도’ ‘V5 작지만 큰 기쁨’ 코스가 개발됐고, U구역은 ‘V8 라샤마보’ ‘V9 날개 잃은 천사’ ‘V5 천사의 날개’ 등 7개, N구역은 ‘V7~V8 2016 여자 이벤트 루트’ 등 3개가 개척됐다. 또한 E구역은 2회 대회를 위해 바위클라이밍센터 진선교 센터장이 주로 개척한 바위 8개가 추가되면서 총 16개 루트가 개발됐다.

 한편 선수들은 대회 전 ‘자연을 사랑하는 클라이머로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흔적을 남기지 않으며 생명을 존중하겠다’는 ‘에코등반’ 실천을 다짐했다. 이날 무등산을 찾은 전국의 클라이머들은 11일 오후 폐회식을 갖고, 12일엔 자유롭게 볼더링을 즐기면서 다음 축제를 기약했다.

 폐회식에서 각 분야 시상이 이뤄졌다. 볼더에 시도한 횟수가 가장 많은 Best Try상에 이인·김영란 선수, 가장 많은 등반에 성공한 Best Top상엔 전용열·김영란 선수,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바위에 오른 Best Grade상은 김홍일·최지수 선수가 수상했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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