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14일 72일간 총파업 중단 선언
“지역사 사장 등 퇴출 목표…보도 제작 거부”

▲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광주MBC노조는 노조 파업 투쟁 전환 결의대회를 열고 지난 72일간 진행됐던 총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2010년 입사 이후 MBC에선 총 3번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사실 (김장겸 사장이 해임된) 어제까지만 해도 실감이 안났는데, 같이 싸워온 조합원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나니 ‘처음으로 이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주MBC 한 기자가 총파업 종료 소회를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MBC 김장겸 사장이 해임된 다음날인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광주MBC노조는 노조 파업 투쟁 전환 결의대회를 열고 지난 72일간 진행됐던 총파업 종료를 선언하며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간 광주MBC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한편으로 “김장겸의 하수인인 광주MBC의 지역사 사장과 공동 상무 등의 퇴출을 위해 보도국의 무기한 파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총파업 중단을 앞두고 ‘노조 파업 투쟁 전환 결의대회’에 참석한 광주MBC노조원들은 투쟁 승리를 기념하며 만면에 미소를 띤 밝은 표정이었다. 노조원들은 “72일간의 고강도 투쟁 끝에 우리가 이겼다”며 “파업 기간 동안 MBC에 보내주셨던 국민들의 믿음과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하겠다”며 뜻을 모았다.

 이들은 ‘대국민 선언문’을 발표하며 “오늘 우리의 발걸음은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한 톱니바퀴처럼 결코 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먼저 처절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우선 “앞으로 MBC 내 정치권력과 결탁한 일부 정치·부역 언론인을 청산하고, 치열한 내부 토론과 단체협약을 통해 편성의 독립과 방송 제작의 자율성을 쟁취하겠다”며 “지역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할 수 있도록 공영성의 중요한 한 축인 지역 네트워크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MBC의 정치적 독립을 영구적으로 보장할 법안 개정 투쟁에 나서겠다”며 “구성원들이 소외받거나 차별받지 않는 제작환경을 만들고, 시민들과 현업 종사자 대표가 MBC에 참여하고 감시하는 제도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광주MBC지부 보도국 구성원들은 “파업의 깃발을 아직 접을 수 없다”며 제작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대전의 이진숙, 여수의 심원택, 춘천의 송재우, 목포의 김현종 등 김장겸이 알박기한 지역사 사장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며 “또한 최기화 기획본부장과 오정환 보도본부장, 문호철 보도국장 등 MBC 보도를 농단했던 인물들도 호시탐탐 살 길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9년간의 적폐 세력이 있는 한 MBC 뉴스는 완전한 복원을 꾀할 수 없기에, 이들을 몰아내지 않고는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 수 없다고 결의했다”며 “다시는 지역MBC에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지 못하도록 지배구조를 전면 개선하고, 서울MBC와 지역MBC간 수평관계 수립 및 지역MBC간 연대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날 파업 중단 선언에 나선 이재원 광주MBC노조위원장은 “김장겸과 고영주는 끝났지만 우리는 MBC를 재건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선상에 놓여있다”며 “우리는 이제 복귀하지만, 낙하산 사장 선임 구조 등 우리 주변의 적폐를 치워내기 위해 보도국 제작 거부 결의 등을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박원균 대표는 발언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공영방송 정상화에 공감하며 함께한 만큼, 앞으로 MBC도 자사의 이익만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투쟁해야 한다”며 “외부와 소통하고 내부를 성찰하는 미디어의 숙명을 잊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9월4일 시작된 72일간의 MBC총파업 끝에 9월7일 방문진 유의선 이사 사퇴, 10월19일 김홍배 이사 사퇴, 10월20일 고영주 이사장 사임, 11월13일 김장겸 사장 해임에 이르렀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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