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 남고와 여고의 다른 풍경

11월 11일하면 농업인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빼빼로데이’로 더 알려져 있다.

이 날은 숫자 1을 닮은 막대 과자처럼 날씬해지라는 의미에서 과자를 주고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의미가 조금 바뀌어서, 친구나 연인에게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의미로 막대과자를 주고 받고 있다. 이 날 만큼은 편의점이나 판매점에서 막대과자 진열장을 따로 만들 만큼 많은 과자가 팔린다.

실제로 ‘빼빼로데이’를 중심에 둔 9~11월, 3달 동안 판매량은 연간의 절반이 넘었다고 한다. 이날 학생들 역시 많은 양의 막대과자를 구매한다. 그러나 남자고등학교는 상황이 다르다굙 막대과자는 커녕 막대과자 쓰레기 조차 보기 힘들다.

남고에서 막대과자를 보기 힘든 이유는 뭘까? 아무도 이날을 기념하지 않는다는 게 크다.

남녀공학 중학교를 다니다 남자고등학교에 진학한 A군은 “중학교 다닐 때에는 여자애들이랑 남자 애들이 같이 있기 때문에 서로 좋아하는 사이나 여자애들끼리 빼빼로를 나눴지만, 지금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의 평일”이라고 말했다.

B군은 “11월 11일 인지도 몰랐다. 빼빼로데이에 대한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남고 매점에서 막대과자를 팔지만, 서로 눈치만 보다가 되레 그날 만큼은 아무도 막대과자를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막대과자를 먹는 경우는 선생님이 가지고 오는 경우 말곤 거의 드물다.

반면 여고에선 많은 학생들이 이 날을 하나의 기념일으로 생각, 각자 빼빼로를 가져와서 서로 나눠먹는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막대과자를 사지 않고 만들어 먹기도 한다.

쇼핑백에 막대과자를 가지고 오면 종류가 바뀌어서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다.

여고와 남고를 비교해 봤을 때, 대부분의 여학생들에게 빼빼로데이는 친구나 연인에게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의미로 이해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학생들에게는 연인이나 혹은 좋아하는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날이라는, 좀더 좁은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김유상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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