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공동체 활성화 밑돌, 자치 힘 발견”
광산구청장 출마? “현실정치 힘 목도, 적극 고민”

▲ 10일 퇴임을 앞둔 윤난실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장이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현 기자 hyun@gjdream.com
 “치유 받고 도전할 힘은 결국 사람 속에 있구나. 주민들과 함께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윤난실 초대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장이 10일 자리에서 물러난다.

 2013년 4월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이하 공익센터)가 문을 열때부터 센터장을 맡아온 그다. 공익센터의 시작과 부흥기를 이끌어온 장본인인 셈이다.

 지난 5일 공익센터에서 만났을 때 그는 이미 ‘퇴임인사’도 마친 뒤였다. “굉장히 보람찼어요. 주민들과 자치 힘을 키우고 공동체를 일구고 협동 경제를 경험한 모든 것들이 그저 행복할 뿐이었습니다.”

 공익센터에 몸 담았던 4년8개월이란 시간을 회상하며 그가 한 말이다.

 정말 많은 일들을 했고, 많은 일을 겪기도 했다. “마을공동체를 활성화 해 이웃과 이웃이 더불어 사는 마을을 만들고, 이윤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협동경제, 마을 안 공론장을 형성하는 플랫폼, 사람, 농산물, 명소 등 광산구에 있는 다양한 자원을 연계한 사업” 등등.

 특히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는 활동가 양성은 가장 중요하게 놓고 주력해 온 일이다.
 
▲“공모사업 참여 공동체 5배이상 늘어”
 
 이러한 일들은 최근 들어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는 발판이 됐다.

 “한 마디로 (마을공동체 활성화에)밑돌을 놓았다고 봐요. 주거 형태의 83%가 아파트인 광산구에서 그에 맞는 공동체 활동을 고민하고 주민들과 함께 일궈낸 부분은 광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여러 활동에 상상력을 주고, 마을 활동의 확장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생소했던 ‘중간지원조직’이란 개념이 마을공동체 활성화의 기본 요소로 자리 잡게 된 것도 공익센터의 역할이 컸다.

 “공익센터가 생길 때와 비교하면 중간지원조직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센터가 주민과 민간 그리고 행정을 매개하는 조직 활동의 지평을 넓혔다고 말할 수 있어요.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인 주민 입장에서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도시재생을 통합해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됐다는 특징. 그러다보니 인력이나 사업 규모가 굉장히 크고 광범위 했죠.”

 강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가 하나의 예를 들었다. “2013년 센터가 문을 열었을 때 공모사업에 광산구 31곳의 공동체가 참여했었는데, 4년이 지난 지금은 170곳으로 5배 이상 늘어났어요.”

 공익센터를 통해 마을공동체 활동과 사업이 얼만큼 성장하고 활성화됐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떠나는 것을 계기로 광산구는 새로운 센터장을 뽑기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윤 센터장이 일궈온 공익센터 1기가 끝나고 새로운 센터장과 함께 2기가 시작될 예정인 것.

 특히, 내년엔 지방선거도 치러진다. 내외부적으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는 시기다.
 
▲ “어쩔 수 없이 직영…지역재단으로 가야”
 
 “공익센터의 미래를 다시 고민하고 필요한 것들을 정비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1기를 통해 공동체 활동이 활성화됐지만 이 속에서 보조금 중심의 사업 방식에 대한 고민과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공익센터 2기에선 이러한 부분을 받아 행정도 다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직영 전환 이후 공익센터가 주민자치과 소속이 됐지만 실제 하는 일은 광산구의 모든 부서와 연결이 돼 있거든요. 광산구 행정 내 협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광산구의회의 요구로 직영으로 전환된 공익센터를 민간위탁으로 되돌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직영은 아무래도 예산 집행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게 경직도 있다보니 원래 계획에 없는 주민들의 필요와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게 어려워요. 광산구의회 반대로 민간위탁으로 원위치 시키지 못했지만 중간지원조직은 민간위탁, 더 나아가선 지역재단으로 가는 게 낫다고 봅니다. 행정도 출연을 하고 민간 기금을 만들어 일부 사업 위탁만 하는 방식이 행정과 주민을 매개한다는 취지에도 맞구요.”

 센터장에서 물러난 이후 그의 진로도 궁금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산구청장 출마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이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이후 내 삶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라는 고민 속에서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광주와 광산, 우리 지역사회에 가장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출마한다’는 확답을 주지 않았지만 사실상 도전하겠다는 뜻을 굳힌 상태였다.

 이러한 ‘결심’에는 물론 공익센터장으로서 겪어온 지난 시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공익센터 활동을 하면서 현실정치, 제도정치의 힘을 봤어요. 기초지자체 영역에서도 하기에 따라선 주민들의 삶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보면서 현실정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죠.”
 
▲“진보정치 잇단 낙선 후유증…이젠 충전”
 
 제4대 광주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진보정치에 몸 담았던 그는 이후 광주시장 선거,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등으로 나섰지만 연달아 낙선의 쓴맛을 봤다. 때문에 다시 정치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는 “공익센터 활동을 통해 충전 완료됐다”고 말했다.

 “공익센터는 사실 아주 개인적으로 저에겐 ‘치유’였어요. 정치에서 좌절한 이후 공익센터에서 주민들과 더불어 마을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사람의 힘을 발견하고. 이런 것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 거죠.”

 그는 16일 오후 2시 광산구청에서 ‘윤난실을 드립니다-변화지 않기 위한 변화의 이력’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제 삶으로 보면 한 단락을 마감하는 일이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출발이기도 해서 그동안 활동한 것들을 모아 책을 엮었어요. 책을 엮으면서 보니까 그동안 삶이 저 혼자 만든게 아니라 함께 엮어온 삶이었더라구요. 한 단락을 짓는 자리에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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