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변호사회서 ‘감사패’ 받은 나고야 공동변호단
“일본서 상상한 한국 소송서 실현, 큰 자극제”

▲ 일제강점기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헌신해 온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공동변호단’의 하세가와 가즈히로 변호사, 이와츠키 코지 변호사, 우치가와 요시가즈 변호사(오른쪽부터)가 광주지방변호사회로부터 받은 감사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가 일본에서 상상만 했던 일들이 한국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를 보면서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반성하고 피해자들에 사죄할 수 있도록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다시 고민하게 됐습니다.”

8일 광주지방변호사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공동변호단(이하 나고야 공동변호단)’의 우치가와 요시카즈 단장은 최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제 강제동원 관련 재판 결과들을 보며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고야 공동변호단에 참여해 1993년 일본에서 시작된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변호를 맡았을 때 60세였던 그는 이제 80세가 됐다.

전쟁 범죄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결여돼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굳은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우치가와 단장은 “전쟁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 때문에 고통 받은 사람들을 위해 힘을 실어주자, 한 번 분발해보자 해서 공동변호단에 참여했다”고 떠올렸다.

10여 년의 지난한 법적 투쟁 끝에 받아든 결과는 아쉬운 것이었다.

2005년 2월24일 1심에 이어 2007년 5월31일 2심, 2008년 11월 도쿄 최고재판소에서까지 원고들의 청구가 기각된 것.

하지만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법적 투쟁은 오히려 더 활발해졌다.

2012년 5월24일 대법원은 신일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을 인정하며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항소심 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을 계기로 관련 소송이 이어지며 피해자들의 승전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

우치가와 단장은 “일본 재판은 정치적인 것이 강했다”며 “한국 사법부가 피해자들의 인권과 역사 정의 원칙에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대한 결과를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살아있는 게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게 힘든 일이었지만, 일본 대법원에서 졌을 때 미쓰비시가 ‘이야기를 해보자’는 반응을 보이는 등 큰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며 “그 뒤 한국 재판에서 이기고 하는 것도 일본에서 시작된 일이 한국의 상황과 이어지고 합쳐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감사패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변호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 부끄러워 거절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광주지방변호사회와 큰 협력을 할 수 있을지 않을까 해서 감사패를 받기로 했다”며 “광주는 일본인들에게도 인권옹호의 성지로 유명한 곳이다. 광주와 손 잡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역사를 잘 써나가기 위해 분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패를 받은 이와츠키 코지 변호사도 “광주라고 하는 특별한 지역에서 명예로운 감사패를 받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식민지배 때 고통을 받은 할머니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국경을 넘어 광주와 나고야의 시민과 변호사들이 하나가 돼 싸워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츠키 변호사는 “처음 광주에 와서 협의를 할 때 쓰라린 기억도 있지만 ‘인권·평화·정의를 실현해야 하지 않겠냐’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위로에 힘을 얻었다. 이 말을 지금까지 되새기고 있다”며 “인권, 평화라른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할머니들의 빼앗긴 인권회복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믿임으로 감사패를 받겠다”고 말했다.

하세가와 가즈히로 변호사도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로부터 상을 받아 기쁘게 생각한다”며 “근로정신대 재판 덕분에 한국이 정말 가까워졌다. 권력에 굴하지 말고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손을 잡고 전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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