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계기 청년 커뮤니티 결성
페미니즘 공부·실천…‘성평등 캠프’ 계획

▲ 황수경 청년.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알리고 싶어 하는 황수경입니다. 말주변도 없고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 낯설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청년 커뮤니티 ‘빛고을 퓨리오사’는 어떤 곳인가요?

 △일단 커뮤니티 이름은 광주를 의미하는 ‘빛고을’과 영화 ‘매드맥스’의 주인공인 ‘퓨리오사’를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주인공인 맥스보다 더 멋있는 퓨리오사를 보고 광주의 퓨리오사가 되자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매드맥스’는 성 평등 지수를 체크하는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소유물이자 그 아래 억압받는 꼭두각시가 아닌, 스스로 행동하는 인간임을 알게 해준 페미니스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꼭 한번씩 보고 토론해보세요. 액션영화로도 좋습니다!

 저희가 커뮤니티 이름을 지을 때 거의 두 달 정도가 걸렸는데 지을 때는 재밌어하면서 지었는데 막상 커뮤니티의 이름의 뜻을 설명하려고 할 때는 아직도 굉장히 쑥스럽습니다. 올해 커뮤니티 이름을 바꿀 계획입니다.

 구성원들은 모두 저의 지인과 지인의 지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아직 페미니즘에 대해 환영받기는커녕 페미니즘을 한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기 때문에(실제 지인의 사례!) 공개적인 모집은 하지 않고, 모임 구성원들의 동의로 구성원을 넓혀가는 중입니다.

 저희 구성원들은 아이돌 덕질하는 페미니스트들과 비혼을 결심한 페미니스트, 학생회에서 페미니즘으로 열심히 싸웠던 페미니스트, 글을 쓰는 것을 싫어하지만 글을 참 잘 쓰는 페미니스트 등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다양한 삶을 사는 친구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삶에서 더 좋은 페미니스트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이죠.
 
 -올해 진행했던 다양한 활동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작년에는 영화나 영상들을 가지고 공부를 했었는데 한계가 많아서 올해는 어렵더라도 책을 많이 읽자는 목표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꼭 우리가 열심히 공부해서 각자의 페미니즘 모임을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과 페미니즘을 배워가자는 목표도 세웠고 한 친구가 자기 학교에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을 했습니다.

 저희가 공개적인 모임이 아니다 보니 밖으로 나가서 무엇인가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잘 하지 못했는데, 한 친구가 가을에 광주지역 대학축제에서 페미니즘 부스를 해보자는 의견을 내주어서 조선대축제에서 진행을 했습니다. 막상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재미도 있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던 활동이었습니다.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사실 저는 대학에서 여학생회를 했었는데 그때는 페미니즘이 활발하게 토론되던 시절도 아니었고, 심지어 여학생회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나왔던 상황이었습니다. 함께하던 학생들도 ‘어떻게 바뀌겠어?’라며 이야기를 하니 저 스스로도 한계를 정하고 혼자 공부했었습니다. 그러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보니 모두 비슷한 공포감과 경험들이 있었고, 혼자만 공부하려고 했는데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총대를 메고 친구들을 모았습니다. 폭력에 둔감하고 예민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던 사람이었는데 그동안 스스로 제어를 했다는 것을 느끼고 나니 나에게 분노가 생겨서 살짝 죄책감이 작용한 것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하는 활동의 한계가 무엇인가요? 어떻게 한계를 극복하고 있나요?

 △진짜 고민이 있는데 남성 페미니스트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 모임에 함께 하려는 남성분들이 공부를 해야 하는 부분이 달라서 함께 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문의는 계속 있어서 참 곤란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남성을 위한 페미니스트 모임을 만들까 고민 중입니다.
 
 -2018년의 계획이 있다면?

 △모임 확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그리고 토론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고 쉽게 볼 수 있게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 어떤 공간에 공개를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성평등 캠프를 해보려고 합니다. 구성원들과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강연도 준비하고 캠프 참가자 모집도 해서 많은 사람과 다녀오고 싶습니다!!
 
 -나의 좌우명이 있다면?

 △좌우명은 딱히 정해놓고 이거다 하는 것은 없지만 객체가 아닌 주체로 살자는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삶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산다는 것이 정말 어렵지만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사회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계속 말하고 싸우려고 합니다.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와 책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 커뮤니티 이름을 퓨리오사로 지은 이유가 바로 영화 전부!
 ‘서프러제트’ : 87년 이전에 투표권이 없었던게 상상이 가나요?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여성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영화.

 책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 페미니즘에 대해 어느정도 알지만 말을 하려고 하면 막힐때가 많은 사람들을 위한 실용서.
 ‘이갈리아의 딸들’ :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이 바뀐 사회는 어떨까? 바로 이런 세상일 듯.
 
▶황수경 청년을 만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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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석_엉뚱 <광주청년센터the숲 청년창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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