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없이” 정부·시의회 권고, 시민모임 요구따라
환경평가 후 착공 결단…공론화는 “충분히 했다” 거부

▲ 윤장현 광주시장이 21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도시철 2호선 건설과 관련한 시민사회 등의 환경영향평가 실시 요구를 받아들였다. ‘임기내 착공’을 더이상 고집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시민사회 요구의 핵심인 공론화에 대해선 “충분히 했다”며 거부 뜻을 밝혔다.

윤 시장은 21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해 제기된 환경영향평가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윤 시장은 “도시철 2호선은 이미 시작됐으며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이어 “2016년 초 시민들에게 노선 변경 없고 안전성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임기내에 착공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본설계를 마치고 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거쳐 지난해 1단계 구간 실시설계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철 2호선을 계획대로 완료하기 위해 도로폭이 협소하고 교통량이 많아 공사기간이 비교적 긴 우선시공구간을 먼저 착공하려 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도시철 2호선 1단계 17.06㎞ 중 운천저수지~월드컵경기장 구간을 우선 착공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문제는 당초 4㎞가 넘던 우선착공구간이 돌연 2.89㎞로 줄어들면서 발생했다.

“윤 시장 임기내 착공을 맞추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광주시의회, 시민사회의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법 상 도시철도 사업은 길이 4㎞ 이상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된다.

1단계 구간 건설 자체는 이 기준에 해당하지만 광주시는 ‘우선착공’을 이유로 “환경평가 전 공사를 시작해도 된다는 환경부 유사 질의회신이 있었다”며 “2.89㎞를 올 상반기 중 착공하고 이후 1단계 구간 전체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 우선착공구간도 협의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광주 도시철도 공론화 요구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4㎞ 미만을 우선 착공하더라도 전체 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사전에 실시해야 한다는 다른 법적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윤 시장은 “관련 법령 해석 차이”라면서 “시는 모든 행정절차를 이행하면서 적법하게 추진해 왔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전제했다.

이어 “하지만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공사를 착공하라는 시의회 권고와 일부 시민단체의 요구사항을 고려해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쳐 1단계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의 환경영향평가 실시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박남주 광주시도시철건설본부장 등은 설 전 국토교통부를 직접 방문해 환경영향평가 전 우선착공의 적법성 여부를 질의한 결과 “법에 위반되진 않지만 논란을 해소했으면 좋겠다”는 답을 받았다.

하지만 공론화 요구에 대해선 “충분히 논의했다고 판단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그럼에도 도시철 2호선은 윤 시장 임기내 착공이 어렵게 됐다.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이르면 5월부터나 가능한데 이게 완료되려면 적어도 5~6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시는 빨라야 연말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 자체가 “임기내 착공을 더이상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다만, 윤 시장은 “임기내 착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착공은 ‘건설 착공’만 있는 게 아니다. 차량 형식 결정, 설계 등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임기내 착공’은 가고 있는 것이다. 굴착, 시공만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이행하면서 가겠다”고 말했다.

다소 복잡한 말이지만 ‘땅을 파는 공사’만 늦어질뿐 이미 건설 사업 자체는 시작됐다는 논리다.

윤 시장은 “법적 절차를 준수하면서 효율적 인력 및 장비 등을 투입해 공사기간을 단축, 1단계 구간이 당초 계획대로 2023년 개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사업비 2조579억 원이 투입되는 도시철도 2호선은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첨단~수완~시청의 순환구간과 백운광장~진월~효천역의 왕복구간 등 전체 41.9㎞의 노선을 3단계로 시공한다.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까지의 1단계 구간은 2023년, 광주역~첨단~수완~시청까지의 2단계 구간은 2024년, 백운광장~진월~효천역까지의 3단계 구간은 2025년 개통한다는 것이 현재 계획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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