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저녁 갑자기 광주 방문 노조에 면담 요구
자료 요청엔 “아직은 어렵다” 대부분 제공 거부
노조 “주고 간 것도 짜깁기 수준, 의미 없다”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입구.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더블스타가 10년 경영계획 등 금호타이어 노조가 요구한 자료 중 대부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은 밝힐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지만 “더블스타의 준비 부실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이하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저녁 더블스타 차이융썬 회장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함께 급히 광주를 방문해 금호타이어 노조에 면담을 요구해 왔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 경영 관련 지표,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금호타이어 홍콩법인(중국공장 포함) 정상화 계획 및 타당성 근거, 국내법인 향후 10년간 경영계획, 고용보장 등과 관련한 자료 제공을 요청, “해당 자료들을 보고 나서 더블스타와의 면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었다.

차이 회장과 이 회장은 자료 제공 전에 광주를 찾는 ‘속전속결’을 택했지만, 노조는 면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를 통해 더블스타 측이 노조에 일부 자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자료들이 노조가 요구했던 수준에 턱없이 못미쳤다는 것.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주고 간 자료는 6쪽에 불과했다”며 “재무제표 등 경영 관련 자료는 홈페이지 등에 나온 자료를 짜깁기 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홍콩법인(중국공장 포함) 정상화 계획, 국내법인 인수 후 10년간 경영계획 등은 “아직 밝힐 수 없다”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다” 등의 이유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자료를 안 준 것일 수도 있지만, 노조는 “자료가 부실한 건 그만큼 더블스타가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준 자료는 보고 말 것도 없다”며 “이 정도만 가지고 면담을 하자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 자료 보완이나 추가 제공과 관련해서도 더블스타 측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상황에선 금호타이어 노조와 더블스타간 직접 면담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지난 20일부터 파업 투쟁에 돌입한 금호타이어 노조는 24일 해외매각 철회 등을 요구하는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 3시 금남로에선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 1차 범시도민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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