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채용 부풀리기·블라인드 미실시 등 지적
“단순 취업률 제고 몰고 가는 광주시, 박수칠 수 없어”

▲ 청년정책네트워크가 지난 21일 ACC디자인호텔 앞에서 광주 시민의 날 시민정책마켓에서 광주청년 드림사업이 우수정책으로 선정된 것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청년정책네트워크 제공>
광주시가 ‘우수정책’으로 홍보하고 있는 ‘광주청년 드림사업(이하 청년드림사업’에 대해 광주지역 청년단체들이 “아직은 우수정책이 아니다”고 일침했다.

‘정규직 채용’이라는 청년드림사업의 단편적인 성과만 홍보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개선 노력은 없다는 것.

무엇보다 청년단체들은 광주시가 성과로 제시한 ‘청년드림사업’의 정규직 채용에 대해서도 “허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청년활동가 및 단체들로 구성된 ‘청년정책네트워크(청년넷)’은 22일 “청년드림사업이 2017 지방공공부문 일자리대상, 제53회 광주 시민의날 시민정책마켓 우수정책으로 선정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는 아직 청년드림사업 우수정책 선정에 박수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청년넷은 이날 성명을 통해 청년드림사업의 몇 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광주시가 성과로 제시한 ‘청년드림 참여자 정규직 채용’과 관련해 “광주시가 발표한 수치와 실제 청년드림사업 직무현장인 ‘드림터(참여 사업장)’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수치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그간 “1기 청년드림 참여자 140명 중 44명(31%)이 직무현장인 드림터에 정규직으로 채용됐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청년넷은 “2017 지방공공부문 일자리 우수사례 발표대회 사례집, 광주시의 보도자료 및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시가 발표한 것과는 내용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청년넷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1기 참여자 중 청년드림사업을 통해 일했던 곳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청년은 8명(5.7%)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계속 고용돼 일을 하고 있는 청년들의 숫자는 더 있지만,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고용된 청년들도 있어 “모두가 정규직은 아니었다”는 것.

특히, 청년넷은 “광주시는 청년드림사업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참여 사업장에 채용된 것뿐 아니라 타기업에 채용된 것도 ‘청년드림사업의 취업률’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인드 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청년넷은 “청년드림사업의 현장 면접 과정에서 광주시는 블라인드 채용을 홍보했으나 학력과 학교명을 버젓이 쓰게 하는 신청서는 청년들로 하여금 또다시 절망감을 안겨 주었다”며 “면접 과정에서 굳이 쓰지 않게 했을 뿐 다양한 차별요소를 질문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면접관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고, 공공형, 기업형 채용과정에 지원한 한 청년의 경우 면접관 너머의 자기 서류에 ABC등급, 123등급이 체크되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청년드림사업의 지원 규모가 오락가락한 것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광주시는 당초 만 19~34세 지역 미취업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매월 40만 원씩 지원한다고 밝혀왔지만, 청년넷은 “올해 초 모집광고는 300명이었고, 최근엔 이 숫자가 다시 250명으로 줄어드는 등 그때그때 수치가 달라지고 있다”며 “정작 광주시는 이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청년넷은 “광주시는 ‘전국최초’를 남발하며 과도한 성과 부풀리기식 홍보를 하고 있다”며 “청년드림사업을 일자리 정책, 취업률 제고 정책으로 몰고 가는 단편적이고 고민 없는 시도들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 청년드림사업의 우수정책 선정에 박수칠 수 없다”며 “청년드림사업과 광주시 청년정책과와 관련한 공개적인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 이전에 광주시는 청년들에 혼란을 준 점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직적인 제보를 접수하지 않았지만 청년드림사업에 대한 수많은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제보와 피해사례, 무리한 집행과 운영에 대한 내용들을 공개적으로 접수하고, 문제 제기를 이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청년넷은 지난 21일 제53회 광주 시민의 날 시민정책마켓에서 청년드림사업이 우수정책으로 선정된 것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디자인호텔 앞에서 진행했다.

한편, 청년드림사업은 만 19~34세 지역 미취업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매월 40만 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학생(휴학생 포함)과 졸업예정자(졸업유예 포함), 정기소득이 있는 주 30시간이 이상 취업자, 기준 중위소득 120% 초과가구원을 제외하고 ‘구직활동과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 청년’이면 신청할 수 있다.

6월1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6월12일쯤 지원대상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최근 모집기간이 잘못 적시된 청년드림사업 시내버스 광고로 청년들이 혼란을 겪었는데, 이에 대한 청년넷의 비판 성명에 대해 광주시는 지난 17일 해명자료를 내고 “명백히 시의 잘못이고, 이에 혼선을 느낀 청년들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