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고도제한’ ‘부모 대신 입원 돌봄’ 등 제안
청년·여성·환경·인권 등 다양한 ‘정책 제안 난장’

▲ 광주시민총회는 22일 오후 3시 전일빌딩 앞 무대에서 시작돼 2시간여 진행됐다.
‘모두가 행복한 광주’를 위한 시민제안 정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모든 정치 문제가 투표 한 번에 선출된 ‘정치인’들의 손에 좌우되는 현실. 이에 맞서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며 ‘시민정치’의 힘을 키운다면, ‘민주주의’의 정의도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제53회 시민의 날을 맞아 지난해에 이어 21~22일 양일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시민정치페스티벌의 메인 코너는 단연 ‘시민총회’였다.

광주시민총회는 이날 오후 3시 전일빌딩 앞 무대에서 시작됐다.

지난 4월부터 운영된 온라인 광주시민총회의 제안중에서 공감을 많은 얻은 5대와 사전시민총회에서 선정한 3개, 이날 정책전시터널에서 공감스티커를 많이 받은 2개 등 모두 10개 제안이 발표됐다.

대광여고 박윤지 학생이 생리대 무상 지원에 대한 제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안을 발의한 시민이 직접 시민총회 무대에 올라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료 등을 첨부한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아파트 숲’이라는 별명을 가진 광주의 환경 문제를 고민한 제안이 눈에 띄었다.

주민참여 동아리 ‘한새봉숲사랑’은 “더 나은 광주에서 아이들이 자라게 하고 싶다”며 “무등산 경관을 시내에서 맘껏 볼 수 있고 열섬현상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고도제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세워지는 아파트들은 40층이 넘어가는 초고층아파트”라며 “안전상의 수명으로도 30, 기껏 잘해야 40년짜리 아파트로 시내에 병풍을 둘러친다면 더욱 뜨거운 여름을 광주시내에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구도심재생을 하더라도 앞으로 100년 더 200년 더 내다보고 지속가능한 삶을 후대에 물려주자”며 호소했고, 대다수 시민들의 동의를 얻었다.

한 시민이 제안에 대해 추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행사장에서 제공 받은 부채를 통해 찬반 의사를 표현했다.

또 다른 시민 임귀자 씨는 ‘부모를 대신해 병원에 입원한 아동을 안심하고 맞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그는 무대에 아이 손을 잡고 등장해 “2명의 자녀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이자 직장인인제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준비 없이 자녀가 아플 때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 없을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이 많이 나도 주위에 부탁할 친인척이 없다보니 아이와 같이 사무실에서 근무한 적도 있다”며 “우연히 본 사업을 알게 되어 ‘이 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해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또 “광산구에서는 구 예산으로 병원아동돌봄서비스를 광산구 주민에게 지원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적용 가능한 사업이고, 많은 워킹맘들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시민들을 설득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광주아동옹호센터에서 무장애 놀이터에 대한 제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10개 시민제안은 ▲‘뜀틀(고정관념의 틀을 뛰어넘는)놀이터’를 함께 만들어주세요! ▲부모를 대신해 병원에 입원한 아동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서비스 ▲저소득 청소년·청년을 위한 학업능력 및 재능 지원체계 구축!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주차장 여건 개선과 야구문화마을 조성 ▲교복을 입고 뛰어보자 폴짝~! ▲무등산 경관 가로막는, 열섬 만드는 초고층 아파트 고도 제한 ▲국?영?수 교육은 그만! 꿈을 찾는 교육받고 싶어요 ▲생리대 무상지원 ▲5·18을 공휴일로 ▲ 학교급식 GMO 퇴출과 광주시 먹거리 통합센터, 학교급식지원센터(3개 제안 단일화) 등이다.

광주시는 “제안된 정책을 면밀히 분석?검토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해 5월21일 제52회 광주시민의 날에 열렸던 광주시민총회에서 시민들이 제안한 100대 과제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기 시행되고 있는 21건을 포함해 모두 53건을 정책으로 실행키로 했었다.

광주시가 발표한 광주시민총회 100대 제안 검토 결과 원안수용이 10건, 일부 수용 22건, 기 시행 21건이었으며 47건은 장기 검토과제로 분류됐다.

원안 수용은 ▲충장로에 청소년 문화공간 마련 ▲권역별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 및 주민참여 운영제 도입 ▲청소년 여가공간 마련 및 운영지원 강화 ▲기업과 상생하는 장애인 작업장 설치 및 운영 ▲시민참여형 어린이 공원 조성 및 어린이 감리단 운영 ▲등하교 안전시설 확대 ▲영구임대아파트 표준관리규약 제정 및 동대표 구성 의무화 ▲공공시설 민원인 주차장 주차 가능대수 알림 시스템 설치 ▲광주형 청년 갭이어 정책 ▲청년 공유공간을 통한 청년활동지원 및 운영 활성화 등이다.

또 ▲마을마다 공동육아방 설치 ▲다자녀 세대 지원정책 확대 ▲마을공동체 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 등 22건은 일부 수용키로 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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