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학생독립운동 등
항일운동 사적·기념관 즐비
15일 73주년 광복절 기념식

▲ 광주 북구 중외공원 안중근 동상.
 8월 15일은 광복절. 35년 일제에 강점당했던 한반도의 해방은 한순간에 이뤄진 역사가 아니다. 식민지 시절 굽히지 않고 조국 해방을 위해 싸웠던 선열들의 피로 키워낸 과실이었다. 그중 광주는 특히 학생독립운동, 3·1운동, 의병 활동 등 항일 투쟁이 뜨거웠던 지역이었다.

 광복절을 맞아 민주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살아숨쉬는 ‘역사투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광주3·1운동기념비, 중외공원.
 
▲ 광주천 일대서 3·1운동 흔적 찾기

 일제하 독립 투쟁의 상징은 3·1만세 운동이다. 1919년, 광주에서도 두 차례 만세 운동이 일어났다. 3월1일 서울에서 독립 만세가 울려퍼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3월10일, 광주 불로동 냇가 모래밭 장터에서 만세의 함성이 터졌다. 작은장이 섰던 이날, 시민과 학생 수천명이 모여 독립운동가를 부르며 만세를 외쳤다. 3월11일과 13일에도 계속된 만세운동으로 인해 수백명이 일본 경찰에 끌려갔고, 그 중 35명은 최고 3년까지 징역을 살아야 했다.

 광주의 3·1운동은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으며, 학생과 시민, 승려와 기독교인 등 각계각층이 참여했다. 이는 담양·화순·곡성·영광 등의 3·1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광주에서 3·1운동이 일어났던 곳은 현재 광주천 서석교와 부동교 인근이다. 현재 광주천이 도심 개발로 직선화되면서 모래밭은 찾아볼 수 없지만 작은 표지석으로 그 흔적을 살펴보고, 부동교가 보행다리로 남아있어 건너볼 수 있다.

 부동교에서 시작해 양림동 쪽으로 넘어가면 광주의 3·1만세운동 진행과정을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다. 수피아여고에서 시작된 3·1만세운동은 오웬기념각을 거쳐 ‘아리랑고개’를 넘어 작은장으로 향했다. 이 길은 ‘3·1만세운동길’로 이름지어져있다.

남구 양림동에는 ‘3·1만세운동길’이 있다.

 수피아여고 후문에는 여학생들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고 있는 형상인 ‘광주3·1운동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만세운동에 앞장서 옥고를 치른 여학생들을 기린 것이다.

 양림휴먼시아 아파트·양림교회 옆에는 오방 최흥종 목사가 비밀 독서모임 회원들과 거사를 도모했던 ‘남궁혁 가옥’자리가 있다. 현재는 아파트가 세워지면서 ‘3·1만세운동 발상지’를 설명하는 안내판만이 세워져 있다.

 광주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책로 중 하나인 북구 중외공원에는 3·1만세운동을 기념하는 탑이 세워져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뒤편 정원에 마련된 ‘광주삼일운동기념탑’에는 기마 순사에 맞서 두팔 들고 만세를 외치는 광주 민중들의 모습이 조각돼 있다.

 기념탑 옆에는 안중근 의사의 동상도 만나볼 수 있다. 안 의사 동상은 콧수염을 기르고 권총을 한 손으로 파지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북구 누문동 광주 제일고등학교에 위치한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 역사관.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관으로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1월에 일어났다. 10월30일 광주-나주 간 통학열차에서 일본 학생이 한국 여학생을 희롱한 사건으로 촉발된 학생들의 항일운동은 11월3일과 12일 광주지역 학생 시위로 전개됐고 호남지역과 서울까지 이어져 끝내 전국적인 학생독립운동으로 번졌다. 3·1운동, 6·10만세운동과 함께 일제강점기 ‘3대 독립운동’의 하나로 평가된다.

 당시 학생독립운동을 주도했던 학교가 광주공립고등보통학교다. 당시엔 전 무등극장 자리에 위치해 있었지만 현재는 북구 누문동으로 옮긴 ‘광주제일고등학교’다. 광주일고에 가면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만나볼 수 있다. 또 광주학생독립운동과 관련한 기증품, 사진, 졸업생 명부 등이 전시돼있는 기념 역사관도 둘러볼 수 있다.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차를 타고 서구 화정동으로 넘어가면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있다. 동구 황금동 충장로에 위치해있던 광주학생회관이 공간의 협소·노후화돼 더 크게 신축한 것이다. 기념관에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난 배경과 전개 과정,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관과 참배공간이 마련돼있다.

 전남 나주에도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시작인 옛 나주역사 터에 자리를 잡았다.
 
▲올 첫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도

 한편 광복절 당일인 15일, 광주에선 여러 기념행사가 열린다.

 광주시는 오전 9시30분 상무시민공원에 있는 광주독립운동기념탑을 참배한 뒤 10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을 개최한다.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과 함께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지부장과 이용섭 광주시장의 경축사, 만세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12시에는 5·18민주광장에 있는 민주의 종각에서 타종식도 열린다.

 동구 학동에 위치한 백범기념관에선 광복절 맞이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15일 백범기념관에는 한인애국단 선서하기, 백범마을·백화마을 어린이 그림 전시, 태극기 팬시우드 만들기, 나라사랑 런닝맨 등 체험행사와 함께 백범 김구선생과 관련한 전시 해설,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희망나비 배지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광복절 기념 ‘동맹휴학, 학생이 일으킨 저항’ 전.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은 14일부터 31일까지 광복절 기념 ‘동맹휴학, 학생이 일으킨 저항’ 전을 연다. 1920년대 학생들이 일으킨 동맹휴학과 관련된 각종 통계, 당대의 신문 및 사진 자료들이 전시된다. 광복절 당일에는 나주 전통부채 만들기, 학생독립운동가 캐릭터 펄러비즈 공예 등 체험마당도 열린다.

 한편 14일은 올해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8월14일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날이다. 천안 국립망향동산에서 정부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광주에선 29일부터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전시가 진행된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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