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단체들 기자회견 추모대열
“비정규직 죽음 내모는 구조 바꿔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에 대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도 추모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이들은 규정을 어기고 혼자 작업을 하다 사고 후 5시간여 동안 방치된 현실에 대해 “외주화가 죽였다”면서 근본적 구조개선을 촉구했다.

광주청년유니온 등 18여 광주시민단체들은 14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사망사고,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라”고 촉구했다.

지난 11일 충남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노동자 고 김용균 씨는 발전소 석탄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김 씨는 하청업체 소속 1년 계약직 노동자로, 야간 석탄운송설비 점검 중 사고를 당했다.

이 작업은 지침상 2인 1조로 하는 게 원칙이지만, 김 씨는 혼자 작업을 하고 있었고, 때문에 연락이 두절된 채 가드레일에서 5시간여 동안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민단체들은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 2인 1조로 근무했다면 이러한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그는 죽음의 순간조차 홀로 견뎌야 했다”며 “기업들의 이윤을 위한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그의 곁에는 기계를 멈추어줄 동료 한명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반복되는 사고 원인을 ‘외주화’로 지목했다.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노동자 사망부터 2017년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일하던 고교 현장실습생의 사망, 제주 삼다수 공장 30대 노동자 사망까지 이같은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 김용균 씨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든 인증샷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SNS 캡처.|||||

고인은 인증샷에서 안전모를 쓴 채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책임자 없애고! 정규직전환은 직접고용으로!”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시민단체들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이야기한 해당 인증사진은 그의 마지막 사진이 돼버렸다”며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컨베이어 벨트였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을 등한시하고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회구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며 “죽음의 외주화,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들이 밝힌 재발방지를 위한 요구사항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외주화 중단 및 비정규직 고용구조 개선 △정부대책 수립 및 안전 최우선시스템 구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광주시 제조업 청년노동자 노동실태 전면점검 등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주청년유니온,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지회, 광주시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광주광역시 비정규직지원센터,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광주여성민우회, 광주녹색당, 노동당 광주광역시당,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 인권지기 활짝,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직업계고학생연대,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청년민중당 광주광역시당 청소년민중당연대, 청년정책네트워크, (사)합수윤한봉기념사업회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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