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정책 ‘어르신 복지센터’로 변신중
지역 주민 이용 가능·동네사랑방으로 역할

▲ 광주 동구 충장동 삼성경로당에서 짐볼 난타 프로그램 중인 어르신들.
 ‘쿵짝쿵짝’ 짐볼을 때리는 난타리듬부터 ♬기다리는 내마음만 녹고~녹는다 밤이깊은 안동~역에서~~ 음악에 맞춘 댄스까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회원들 이마엔 땀이 송골. 그 열기 탓에 한겨울 프로그램실은 후끈하다.

 주민센터나 문화센터의 프로그램실 풍경이 아니라 광주 한 경로당의 모습이다.

 경로당이 변하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민화투’나 ‘삼봉’을 치던 모습은 점차 줄어들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즐기는 노년의 활기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8일 광주시와 일부 자치구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 노인 경로당 정책은 ‘개방형’과 ‘복지센터형’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프로그램실 개방” 충장동 삼성경로당
 
 동구는 지난달 충장동 삼성경로당을 ‘소통경로당’으로 시범 지정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소통경로당은 기존 경로당 시스템에서 벗어나 모든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해 주민사랑방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취지의 사업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기존 경로당은 일반주민과 교류가 적고 신규 회원 진입장벽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노인들의 생활권에서 가장 가까운 노인여가복지시설로 꼽히지만, 일부 식사 기능과 휴식처 기능 외 다른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이에 동구는 삼성경로당 2층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그림, 색칠, 짐볼난타, 치매예방교육, 라인댄스, 요가, 생활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월·수·금요일 오후 2~3시간 동안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에 열심인 산수동 거주 73세 위영희 어르신은 “평소 우리 동네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지만, 월수금에는 충장동까지 와서 프로그램을 듣는다”며 “거리가 멀고 편하지 않아 노인타운에는 가지 못하는데 편하게 경로당에 와서 신나게 프로그램을 들으니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존 경로당 이용자들도 환영했다. 삼성경로당 황경순 회장은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기존 경로당 이용하는 사람들도 프로그램 들을 수 있어 좋다”며 “경로당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해져 활기를 찾았다”고 말했다.

 동구는 충장동 삼성경로당을 시작으로 내년에 관내 경로당 6개소를 시범운영하고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모임장소로 개방” 서구 방구경로당
 
 광주 서구는 화정4동 방구경로당을 ‘빛고을 거점경로당’으로 삼고 12월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꽃할배 집밥요리사’, ‘건강체조 요가교실’, ‘백발백중 한궁교실’ 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곳도 단순 쉼터 역할만 하던 경로당을 지역커뮤니티 센터로 만들어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소통과 문화의 공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탈바꿈했다. 역시 1층은 경로당으로 활용 중이나 2층은 유휴공간으로 방치되어 있어 이를 활용했다.

 프로그램이 없는 평상시에는 경로당을 지역주민들이 단체회의, 소모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서구는 경로당이 지역의 중심이 되도록 체제를 전환하여 세대통합을 통한 지역사회의 역동성을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경로당이 어르신들만의 특정시설이 아닌 지역주민들에 개방된 소통과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민선 7기 광주시는 기존 ‘통합거점 경로당’ 정책 대신 빛고을 거점 경로당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광주시 “내부공간 17개까지 개편”
 
 이처럼 광주시 경로당 정책은 ‘개방형’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이는 민선7기 이용섭 광주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용섭 시장은 “경로당을 어르신종합복지센터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광주지역 경로당 1312개를 ‘복지센터형 경로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로당이 어르신들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고, 여기에 ‘마을공동체 복지’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민선6기 광주시는 경로당 5곳을 통폐합해 하나의 경로당으로 만드는 ‘통합거점경로당’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낮은 접근성과 계층간 갈등, 초기설비비용 부담과 기존 경로당 이용자들의 기피 등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통폐합 없이 기존 경로당을 활용, 일정규모 이상 경로당을 대상으로 내부공간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복지센터형 경로당을 임기내 총 17개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광주시는 주민소통형 2곳(남구 휴먼시아3단지 경로당, 광산구 첨단1차부영 경로당)과 복지센터형 4곳(동구 삼성경로당, 서구 방구경로당, 북구 동림삼익·첨단2지구부영 경로당)을 지정해 운영했다.

 또한 ‘광주시경로당광역지원센터’를 개소하고 프로그램관리자를 운영하는 등 경로당을 통한 여가·건강·교육·상담을 지원하도록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 통합거점경로당 사업의 문제점들을 보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경로당을 어르신 및 주민들의 다양한 복지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경로당으로 전환해 마을복지 공동체의 새로운 활동 근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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