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단체 격한 항의 속 광주서 지지자 간담회
“유공자명단 공개 5·18 피해자 위한 일” 주장

▲ 이른바 ‘5·18 망언 공청회’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12일 오전 자유한국당 광주시당을 찾아 지지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5월 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른바 ‘5·18 망언 공청회’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국회의원이 광주를 찾아 “5·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는 것이 진정하게 5·18 피해 입은 분들을 위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5·18민중항쟁 폄훼에 대한 사과 요구에 대해선 “제가 말을 한 것이 아니다”며 사실상 거부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 광주시당사에서 지지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8일 이종명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5·18의 역사적 사실과 가치를 왜곡하는 망언이 쏟아져 광주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광주를 찾은 것이다.

김 의원의 광주 방문에 5월 단체와 광주시민사회단체들은 자유한국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김진태 의원과 자유한국당 규탄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광주 시민단체 자유한국당 규탄 집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경찰 병력도 현장에 배치돼 현장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김 의원은 뒷길로 간담회장인 시당사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김 의원을 향해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

오물은 김 의원에 닿지 않았지만 김 의원 지지자들은 “같은 민족끼리 이래서 되는 것이냐” “경찰은 뭐하고 있냐”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겨우 상황이 진정된 뒤 간담회를 시작한 김 의원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언론에서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는데 이제는 강제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고 있다”며 “이번 광주 방문은 원래 계획했던 일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5·18 현안에 관한 입장은 여러번 밝혔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제가 하는 말은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는 ‘5·18 북한군 투입설’에서 비롯된 극우보수단체의 악의적인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명단 공개를 통해 투명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으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5·18 피해자들고 그것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도 이 분들(5·18피해자들 지칭)과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며 “다만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하게 5·18 피해 입은 분들을 위한 일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일 자유한국당 광주시당을 찾은 김진태 의원을 향해 투척된 오물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 의원은 5·18유공자를 비롯한 5월 단체와 광주지역사회의 강한 반발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며 “저도 그 분들과 아픔을 같이 하는 사람인데 진의가 왜곡된 것 같아 특히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5·18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좀더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다”고 거듭 주장했다.

▲“5.18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제 아버지가 6·25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인데 자랑스럽다. 당연히 국가를 위해 공을 세운 것이라면 드러내놓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참전용사와 마찬가지로 5·18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공청회에 5·18 역사왜곡에 앞장서 온 지만원이 발표자로 나서 망언을 쏟아내고 자유한국당 의원들까지 5·18 폄훼 발언을 해 5월 단체와 광주시민사회가 해당 의원들의 제명과 자유한국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사과하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거는 제가 말을 한 것이 아니다”며 “거기 참석해 발언한 분들은 주관적인 의견을 말한 것 뿐이고 거기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김 의원은 본인은 “사과해야 할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진태 의원이 간담회를 마치고 자유한국당 광주시당사를 빠져나오자 5월 단체 회원들이 김 의원을 향해 ‘5·18 망언’ 국회의원들의 사퇴와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20여 분의 짧은 간담회를 마친 김 의원은 5월 단체 등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다시 뒷길로 빠져나갔다.

▲20여분 간담회 후 뒷길로 빠져나가

한편,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한 공청회에서 지만원은 5·18은 북한군이 주도한 게릴라전”,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5·18 문제는 우파가 결코 물러서선 안 된다”고 했고, 이종명 의원은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 폭동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 “사실에 기초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란 것을 밝혀내야 한다”고 망언을 뱉어냈다. 김순례 의원도 “종북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망언해 5·18유공자들의 반발을 샀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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