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죄 없이 도망치듯
인간적 양심도 져버려”

▲ 지난 11일 광주 법정을 찾은 전두환을 향해 “전두환은 물러가라”를 외치고 있는 동산초등학교 학생들.
5월 단체와 광주시민사회단체들이 “책임회피로 일관한 학살주범 전두환은 헬기사격과 발포명령 등 진실을 고백하라”고 촉구했다.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은 13일 성명서를 내고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권력을 잡은 전두환이 39년만에 광주의 법정에 섰지만 그는 책임 회피와 헬기 사격 부인으로 일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으로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은 광주시민들의 사죄 요구에도 불구하고 단 한 마디의 사죄도 없었다.

5월 단체 등은 “전두환은 광주시민에 대한 사죄의 말 한마디 없이 도망치듯 법정을 빠져나가는 등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마저도 져버렸다”고 비판했다.

알츠하이머 투병을 주장했던 전두환이 혼자서도 잘 걸어다니고 재판부의 질문에 정상적으로 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5월 단체는 “그간 재판에 불출석한 것이 건강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고 지적했다.

5월 단체 등은 특히 전두환이 5·18헬기사격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헬기 사격을 ‘사실’이 아닌 ‘쟁점 사안’으로 만들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 것이다”면서 “하지만 조비오 신부만이 아니라 다수 광주 시민들의 일관된 목격 증언과 피해 사실,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수많은 총탄 자국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온몸으로 증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두환은 재판 참석 과정에서도 자신이 저지를 죄에 대해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분노를 삭일 수밖에 없었지만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외침이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대신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재판은 발포책임자 규명, 민간인 학살, 암매장 및 행방불명자 문제, 고문 및 가혹행위, 여성 성폭력 및 반인륜 행위, 5·18에 대한 조직적 왜곡 등 5·18의 진상을 규명하고 전두환을 비롯한 책임자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묻는 중요한 출발점이다”며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총칼로 학살했지만 우리는 진실을 밝혀 전두환에게 역사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5월 단체들은 이날 국회를 찾아 자유한국당 5·18 망언 의원 퇴출과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각 정당의 대표 및 원내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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