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 광주 추모제
“슬픔 넘어 간절한 바람 실현되길”

▲ 세월호 5주기 추모제 현장에 참가한 시민들은 모두 노란 리본을 달았다.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광주 5·18민주광장에 ‘노란 나비’들이 한 가득 모여들었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의 옷이나 모자 등에 부착된 나비들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나비이지만, 이날만큼은 추모의 마음과 간절한 바람을 담아 훨훨 떠오를 수 있는 ‘변화’의 상징으로 통했다. 이날 추모문화제 주최 측은 참석한 시민 모두에게 노란 나비를 원하는 곳에 부착해줬다.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이 주관하는 문화제는 ‘세월 5년, 우리의 5늘’을 주제로 광주지역 114개 단체가 참여해 진행됐다.

 4·16 숫자에 맞춰서 오후 4시16분 예술인행동장 부스에서 거리그림전, 시민참여 걸개그림, 책전시와 세월호 특별수사단 서명전, 팽목 사진전, 리본 나눔 등의 체험 전시의 막을 올렸다.

 5·18민주광장에 무대와 인조 잔디밭이 깔리고, 다양한 부스가 운영을 시작하자 삼삼오오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먼저 광주청소년 촛불 등이 마련한 ‘시민 분향소’에 들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세월호 특별수사단 구성’을 촉구하는 서명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노란색 종이에 추모글을 적어 분향소 왼쪽 리본 조형물에 매달았다.

 메모 중에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많았고, 더불어 ‘안전한 사회’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눈에 띄었다.

지역 예술인들의 도움으로 시민들이 직접 추모그림에 색칠을 더했다.
 
▲“아직도 바닷속에 있는 그들”

 한 시민은 “저와 같은 18살 또는 그보다 어렸던 아이, 또 선생님들 모든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5년, 바다에서 세월호 배가 올라 온지도 오래됐으나 아직까지도 올라오지 못하고 차가운 바다 깊은 곳에 있을 그들, 그리고 그들을 가슴 깊은 곳에 묻었을 친구, 가족, 지인들”이라는 문구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 다른 시민도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며 지난 5년을 회고하고, “잊지 않겠다 다짐을 하고선 잊을 때가 많다. 그래도, 가끔 잊더라고 평생 기억하고 함께 아파하겠다. 모든 진상이 규명되는 그날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지역 예술인들로 구성된 ‘예술인행동장’이 마련한 부스에선 팽목항을 지키는 우재 아버지 고영환 씨가 손수 만든 팽목항 등대와 리본 모양의 목공예품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만든 종이꽃 공예품이 판매됐다.

 또 어린이도서연구회 광주지부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책들을 전시한 도서부스를 운영했다. 지난 5년간 세월호를 기억하고 기록한 책들이 전시됐고, 추모제에 참석한 어린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림책들이 소개됐다.
‘세월호 1000일 순례’에 입었던 노란 조끼들이 5주기를 맞아 새로 리폼돼 전시됐다.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인 정경숙 씨는 “5주기를 맞이해 일상에 파묻혀 잊고 사는 그날의 다짐들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며 “제대로 기억하고 제대로 밝혀내기 위해서 시민들과 공유하면 좋을 책들을 소개하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게 돼 작은 위안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전한 대한민국 향한 외침 선명
 
 시민들에게 노란 나비를 나눠주던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의 박미자 씨는 “지난 5년을 돌아보며 대한민국에도, 또 나의 삶에도 많은 변화들이 찾아왔다”면서 “아이와 내 식구만 생각하던 이기적인 삶에서 가족, 아이를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시민이 됐고, 그런 의미에서 삶의 전환의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는 시민들은 슬픔을 넘어 변화에 대한 바람이 더욱 간절해졌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향한 외침도 더욱 선명해진 듯 했다.

 오후 6시부터는 오월풍물단 길잡이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순례와 춤추는 나무의 ‘하늘꽃’ 공연이 이어졌다.

 이어 오후 7시40분부터는 세월호 참사 5년간 우리들의 삶의 변화를 나누고 공감하며 ‘세월호 참사 5년과 우리의 오늘이란?’ 질문을 던졌다.
세월호 5주기 추모제.

 
 현재 고등학생과 마을 촛불에 참여하는 시민의 증언과 스물세 살이 된 세월호 세대들의 꿈과 삶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지키고 싸워야 할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영상과 합창퍼포먼스를 통해 2기 특조위 진상조사 강화, 검찰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했다.

 마을로 간 세월호 영상과 노래에 담는 세월호, 세월호 세대 청년들의 이야기가 랩과 영상으로 펼쳐지고 416가족협의회 영상과 세세세 공연, 중창단과 깃발춤, 퍼포먼스 합창 등이 진행되기도 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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