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용 ‘다시 일어설 용기만 있다면’ 펴내
창업-성장-매각 과정…인생 2막도 담겨
출판기념회 22일 15시 남구문예회관서

▲ ‘다시 일어설 용기만 있다면’ 표지.
 이제는 잊혀진 이름이 된, 향토기업 ‘빅마트’의 흥망성쇠사를 창업자 하상용(광주재능기부센터 대표)씨가 직접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다시 일어설 용기만 있다면’<드림미디어>이란 제목이 암시하듯 성공의 이면, 몰락과 재기의 몸부림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서 이 책의 부제는 ‘빅마트, 그 이후’다. 창업자 하상용 대표의 자서전 성격이 강하지만 ‘기업사’로도 가치있는 기록이 될 것이란 기대다. ‘빅마트, 그 이후’ 인생 2막을 새롭게 펼치고 있는 저자 하상용 대표는 오는 22일(토) 오후 3시 남구문화예술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빅마트는 하상용 대표가 1995년 남구 진월동에 광주지역 최초 창고형 할인점으로 오픈한 뒤 10여 년에 걸쳐 18개 매장으로 성장했다. ‘우리젊은기업’을 모토로 한 빅마트는 절정기인 2000년대 중반 매출 2000억 원, 종업원 3000여 명, 협력업체 10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성장해 호남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성공신화의 대명사로 꼽힌 기업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빅마트의 성장 요인을 다른 매장보다 쌀 수 있었던 원가 절감, 현장에 권한을 준 팀제 도입, 직원들 사기 높이기를 최우선시한 친화경영, 지역사회와 동반자로 함께한 사회환원 활동을 꼽았다.

 또 “초대형 마트와 경쟁, 호남연고 중견기업들의 출점 공세, IMF 사태, 가짜굴비사건, 대형유통업체들과 경쟁 속에서도 중국 심양 매장 진출, 동네형 중소형 할인점 오픈, 온라인쇼핑몰 운영 등 끊임없이 혁신했다”면서 “이 결과 단 한해도 적자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IMF 이후 경영자로서 체득한 교훈은 ‘사업은 혼자 열심히 한다고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면서 “친환경 경영 등 미래 사회 가치를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데 노력했다”고 기록했다.

 실제 빅마트는 쇼핑봉투 유료화를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무등산공유화운동에 필요한 기금을 수시로 기증하는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섰다.

 점포 개점시 ‘쌀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슬로건으로 화환대신 쌀을 받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겨울철 1만 포기 김장을 실시해 복지사각지대를 후원했으며,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채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도 앞장섰다.

 하지만 빅마트는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매각-법정관리-청산 절차로 이어진 실패담도 담담하게 기록했다.

 “대기업의 무차별 출점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난이 겹쳤다”면서 외부적 요인과 경영자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폐업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매각 협상과정에서 경쟁업체보다 100억 원 이상을 더 주겠다는 인수 의향 기업이 있었지만 이를 거부한 사연이 그렇다. 대가로 제시한 ‘선 구조조정’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는 것. 대신 하상용은 ‘전 직원 고용승계’, ‘협력업체 1000여 곳 3년간 납품 보장’이란 조건을 내세웠고, 이를 수락한 업체와 최종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천사에서 이 대목을 언급해 “기업 매각이라는 최악 상황에서 대표 본인의 안위보다 직원들과 협력업체의 생존권을 우선시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리더가 얼마나 될까?”라며 하 대표의 책임감을 높이 평가했다.

 빅마트 몰락 후 저자와 가족들이 재기를 위해 몸부린 친 과정도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 가족들은 주유소 옥탑방에서 거주하면서 만두 가게, 김치 온라인몰 등을 운영하며 절망 속 희망을 키워나갔다.

 ‘일어설 힘만 있다면 넘어짐이 두려우랴’라며 평소 저자가 견지해온 삶의 태도를 고스란히 실천한 것으로, 이 책엔 이와 같은 내용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저자 하상용은 현재 광주재능기부센터 대표, <사>창업지원네트워크 이사장, 광주시장 직속 민간혁신위원, 서구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책 출판기념회는 오는 22일(토) 오후 3시 남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도서출판 드림미디어 1만5000원.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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