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이·미용실 통역 지원
“동갑내기 선수와 속마음 나눠”

▲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이·미용실에서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한나 씨(오른쪽)가 외국 선수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더니 세계 각국에 친구가 생겼어요.”

광주세계수영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보금자리인 선수촌. 이곳에서도 선수단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장소인 이·미용실은 이미 선수촌 내 사랑방이 됐다.

그 중심에는 머리를 손질하거나 순서를 기다리는 선수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남도 사람의 정을 보여주는 있는 자원봉사자 김한나(23·조선대 의과대학) 씨가 있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남 완도 출신인 김 씨는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며 평소 활동하던 자원봉사 동아리에서 이번 수영대회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돼 지원했다.

특별히 유학을 간 적은 없지만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배워왔던 영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할 수 있어 대회 내에서는 통역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 통역을 할 때는 선수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아는체를 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용기를 내 핸드폰만 보며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한 두번 이야기를 걸자 세계 각국에 친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김 씨는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과 선수를 만날 기회가 흔치않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이 편히 말할 수 있게 우선 헤어 스타일이나 네일아트 등 이곳 관련 이야기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헤어로 시작한 이야기는 자기소개와 나라·도시에 대한 설명, 여행지 소개 나아가서는 고민상담까지 이어진다.

김 씨는 “서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니 칠레의 알리슨 마이야르(Alison Maillard) 선수와는 동갑내기 대학생이라는 동질감을 느껴 친해졌다”며 “알리슨 선수의 부모님이 의사라고 해 제 전공이야기를 하며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친해진 사람은 선수 뿐만 아니라 FINA(국제수영연맹)관계자도 있다. 대만에서 온 윈지아씨(26)와는 서로 SNS 등으로 수시로 연락을 하고, 선수촌 밖에서 만나 밥을 먹거나 광주를 소개하며 우정을 쌓고 있다.

김 씨는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서 남도 사람들의 정과 친절을 알려주는 역할을 맡아 자랑스럽다”며 “남은 기간에도 선수들이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