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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눕히고, ‘단죄’ 세우다
광주시 광주공원 신사, 친일 비석 ‘단죄문’
“친일 행적 기록…관내 다른 잔재도 청산”
김현 hyu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8-09 06:05:01
▲ 광주공원 사적비군에 모셔져있던 친일 인사 3인의 선정비 앞에 단죄문이 설치됐다.

 “일제 식민통치 잔재물인 광주신사 계단입니다.”

 일제가 광주시민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하던 광주신사 터에 단죄문이 붙었다.

 광주공원 사적비군에 모셔져있던 친일 인사 3인의 비석은 망월동 ‘전두환 비석’처럼 눕혀졌다.

 그 앞에는 “일제 국권침탈 협력자”라는 설명과 함께 이들의 친일행적을 낱낱이 기록했다.

 전국 광역단체 최초로 설치된 단죄문 앞에서, 시민들은 “역사를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옛 광주신사 계단, 현 광주공원 중앙계단에 친일잔재임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있다.
 
 ▲전수조사후 신사 터·사적비군 ‘단죄’
 
 광주시는 8일 광주공원 앞에서 지역 정치인과 시민·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제막식’을 개최했다.

 시는 지난 2017년부터 광주친일잔재 조사를 위한 민관합동 거버넌스를 구성해 조사 대상을 결정한 뒤, 지난해부터 광주에 남아있는 친일잔재들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광주전남 출신 친일인사 156명과, 비석·누정·현판·교가·군사·통치시설 등 65개 일제 잔재물을 확인했다.

 친일잔재들에 대해선 폐기·보존 등 의견이 엇갈렸는데, 광주시는 비석과 현판, 군사시설 등을 보존하는 대신 ‘단죄문’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날 설치된 단죄문은 친일 인사의 행적이 검증된 기록을 적시하고, 일제 잔재 시설물엔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해 후대에 널리 알리고자함이다.

 이에 광주지역 대표적 친일잔재로 꼽히는 옛 광주신사 계단과 광주공원 사적비군에 이날 상징적인 단죄문이 나붙은 것이다.

광주공원 사적비군에 모셔져있던 친일 인사 3인의 비석은 전두환 비석처럼 눕혀졌다.
  
▲기존 자리서 뽑아 ‘전두환 비석’처럼 눕혀

 현재 광주공원 현충탑이 있는 자리는 일제때 광주신사가 있었다. 일제는 천황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기 위해 신사를 세우고 조선인들을 강제로 참배하게 했다.

 광주시민들은 광복을 맞이하자마자 광주신사를 파괴했는데, 광주공원 입구 계단과 중앙광장에서 현충탑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단죄문은 5·18민중항쟁 사적지비와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 계단에 ‘일본 식민지 잔재물 광주신사 계단’이란 문구로 기록됐다.

 광주공원 사적비군은 광주가 개발되면서 여러 곳에 있던 사적비를 한 곳에 모아놓은 장소다. 훼손돼 가고 있던 선열들의 유적비를 1957년 광주공원 입구로 옮겼다가 1965년 다시 동쪽 언덕,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26개 사적비 가운데 전라남도 1·4대 관찰사를 지낸 윤웅렬 선정비, 전남 5대 관찰사 이공근 선정비, 광주군수 홍난유 구폐선정비가 단죄문의 표적이다.

 이들은 일본의 대한제국(조선) 강제병합에 기여한 공로로 작위·관직을 받은 인사로, 이들 비석 앞에 ‘일제 국권침탈 협력자’라는 낙인이 걸렸다.

 비석들은 뽑아서 지존 자리에 눕힌 상태로 전시한다. ‘단죄’의 의미를 강하게 표현한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뽑아서 눕혀놓은 것은 5·18민주묘역 입구에 박혀 시민들이 밟고 지나갈 수 있게 한 ‘전두환 비석’처럼 단죄의 의미를 강하게 표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눕혀져 있는 사적비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
  
▲“아픈 역사, 잊지 말자” 기념 촬영

 이날 제막식에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시민들, 지역 고등학생들도 참여했다. 제막식 이후에는 옛 광주신사 터와 광주공원 사적비군을 역사교사의 해설과 함께 현장순례를 진행했다.

 특히 시민들은 순례가 끝난 뒤 눕혀져 있는 윤웅렬, 이공근, 홍난유 선정비를 밟고 서서 “역사를 잊지 말자”, “친일잔재 청산하자”는 구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적지문화재보존 시민모임 구용기 위원장은 “오랫동안 추진했던 광주공원 사적비군 중 친일인사 선정비가 드디어 단죄된 것 같아 환영한다”면서 “현재 사적비군에 있는 비석들에 대해 연원 등을 확인할 수 없는 비석들이 많은데, 향후에는 이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막식에 참석한 학생 김도근 씨는 “공원만 있는 줄 알았지 이렇게 일본과 연관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이렇게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지나는 사람들이 이게 위인들을 위한 기록이 아니라 친일 잔재를 기록한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웅렬·이공근·홍난유 선정비 앞에 세워진 단죄문.
  
▲누정 시문·군사시설 등까지 확대
 
 광주시는 광주신사 계단과 사적비군을 포함, 광주 전역 25개 일제 잔재물에 대해 단죄문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 누정 현판이나 시문 중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자들이 쓴 것과굚 양림동 지하시설(동굴)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주변 지하시설(동굴) 등 군사시설에도 단죄문을 설치할 예정이다.

 누정 현판과 군사시설의 경우, 비석처럼 따로 전시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면서 단죄문만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원효사 부도전 송화식 부도비·부도탑과 광주향교 비각 등의 친일잔재들은 사유지에 자리하고 있어 단죄문 설치는 소유자와 협의가 우선이라고 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비석, 누정현판, 교가, 군사·통치시설 등 말과 글은 물론 민족의 삶 깊숙이 침탈해 민족의 혼까지도 말살하려 했던 일제의 만행을 샅샅이 파헤치고 찾아내어 단죄할 것”이라며 “일제 잔재물마다 단죄문을 세워 친일 인사의 행적을 낱낱이 적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하여 시민과 후대에 널리 알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친일 역사를 단죄하는 데 의향 광주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광주 남구 양파정 에는 친일인명사전 수록자 운남(雲藍) 정봉현(鄭鳳鉉)의 상량문 등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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