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소송지원회 다카하시 대표 광주서 공개

▲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 공동대표가 23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미쓰비시중공업 사보 내용. 자료 하단 붉게 표시된 부분에 ‘반도인 징용 1만2913명’ 이 표기돼 있다. 1945년 8월 말을 기준으로 한 자료로, 당시 강제징용한 조선인 숫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일제강점기 당시 미쓰비시중공업이 조선인들을 강제징용한 사실이 기록된 미쓰비시의 자료가 일본의 양심세력을 통해 광주에서 첫 공개됐다.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30년이 넘게 투쟁해 온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하 나고야 소송지원회)’의 다카하시 마코토 공동대표는 23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다카하시 대표는 미쓰비시중공업의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다카하시 대표가 ‘미쓰비시(중공업) 사보’라고 소개한 이 자료는 1982년(일본의 소화 57년) 발행된 것으로 나와있다.

‘40호 복간’으로 표기돼 이전에 발행된 것이 재발행됐거나 얼마간 발행이 중단됐다가 이 시기에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료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자료 하단 미쓰비시중공업의 직원 현황이다.

이 현황은 ‘1945년 8월 말 현재’를 기준으로 하는데, 전체 직원(공원이라 표기) 34만7974명을 분류하는 내용 중 ‘반도인 징용 1만2913명’이라는 현황이 나왔다.

▲82년 사보에 ‘45년 8월 말 현재 반도인 징용 1만2913명’

반도인은 조선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미쓰비시중공업이 강제로 징용한 조선인의 숫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당시까지 누적된 숫자가 아닌 45년 8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자료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쓰비시중공업이 얼마나 많은 조선인을 강제로 끌어가 노동을 착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현황에는 ‘여자정신대’, ‘외국인’ 등의 현황도 표기돼 있는데, 다카하시 대표는 “당시 정신대는 일본에도 있던 제도여서 이 자료에 나온 정신대는 일본인을 가라키는 것이고, 외국인은 오스트리아 등 다른 국적의 노동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는 나고야 소송지원회 고이데 유타카 사무국장이 10여 년 전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가 23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미쓰비시 사보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다카하시 대표는 해당 자료를 이날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베가 아무리 (강제동원 사실을)부정하고 싶어도 피고 기업 미쓰비시 사보에 버젓이 (징용한 사실이)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아베 아무리 부정해도 기록된 자료는 ‘진실’ 가리켜”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내에서 한국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에 대한 공격과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다카하시 대표는 “어떤 극심한 공격이 계속돼도 우리 손에는 기록으로 된 자료가 있고, 우리 손으로 발굴해 낸 피해자들(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등)이 있다’며 “진실은 절대 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카하시 대표는 이날 공개한 자료를 앞으로 일본 야당이 국회에서 아베정권을 향해 질의할 때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다카하시 대표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강제동원 등 일본의 식민지 가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야당과 자료를 공유해서 진실이 알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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