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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배추 농사, 무농사…심은만큼 나는 재미”
문성고 학생들 학교텃밭서 직접 재배
16일 한새봉 개굴장서 수확 작물 판매

“교사·지속협 등 도움 받으며 농업 가치 체험”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11-17 16:13:06
▲ 지난 16일 한새봉농업생태공원에서 열린 한새봉 개굴장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와 무를 판매하고 있는 문성고 생태힐링동아리 학생과 교사들.

“아삭한 배추, 무농약 무우 사세요.”

지난 16일 한새봉농업생태공원에서 열린 한새봉 개굴장. 배추와 무를 잔뜩 펼쳐 놓고 주민들의 발길을 잡는 ‘청소년 농부’들이 눈길을 끌었다.

문성고등학교 생태힐링동아리 학생들이다.

“저희가 직접 재배해서 어제 수확한 것들이에요.”

이날 한새봉 개굴장에서 선보인 배추와 무는 모두 문성고 생태힐링동아리 20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정성들여 재배한 것들이다.

다름 아닌 학교에서 농사를 지은 것이다.

이는 문성고의 퇴직을 앞둔 교사들이 학생들과 뭘 해볼까 고민하다 제안해 시작됐다.

학교 주변 유휴지를 텃밭으로 만들어 학교 동아리 활동을 연계해 올해 처음으로 농사에 도전한 것.

박천기 교사의 지도로 학생들은 농사의 기초를 배우면서 직접 땅을 일구고 가꾸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주로 매주 수요일 동아리 활동 시간을 이용해 물도 주고, 밭을 관리했다.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밭을 돌보기도 했다.

점차 텃밭에 대한 애정이 커져 동아리 시간이나 당번이 아니라도 점심시간, 저녁시간 등에 틈틈히 “잘 자라고 있나” 보러 텃밭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학생들이 수업이나 시험 등으로 시간이 없을 땐 교사들이 손을 보탰다. 혹시 모를 서리를 예방하기 위해 교사들도 당직 서듯 ‘매의눈’으로 밭을 감시했다.

처음엔 오이, 토마토를 심고, 텃밭 주변으로 장미도 식재했다. 이렇게 조금씩 경험을 쌓고 6월쯤부터 배추와 무 재배에 도전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생태문화만들기 사업을 통해 좀더 전문적 교육을 받으면서 ‘실력’을 길렀다.

지난 16일 한새봉농업생태공원에서 열린 한새봉 개굴장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와 무를 판매하고 있는 문성고 생태힐링동아리 학생과 교사들.

이날 한새봉 개굴장은 문성고 학생들이 그 성과물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기도 했다.

문성고 1학년 김영훈 군은 한새봉 개굴장에 가져온 배추를 보면서 “저희가 한 거 치고는 잘 자란 거 같다”고 뿌듯해 했다.

“배추 20포기, 무 30포기 가져왔는데 벌써 무는 다 팔리고 배추만 남았어요.”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시간이 흘러 잎이 나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면서 얻는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김영훈 군은 ‘생태힐링’이란 이름만 보고 동아리에 들었다. 농사를 짓는 것인지 몰랐기에 처음 밭고랑을 갈 땐 “많이 힘들었다”고.

그런데 이제는 농사 짓는 재미에 빠져 “내년에도 계속 생태힐링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먼저 나설 정도다.

“농사를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어요. 특히 심으면 심은만큼 나오고, 정성을 들이면 그만큼 나오는 게 가장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정직하고, 정확한 농사의 즐거움을 알아버린 김 군은 “동아리를 시작할 때 키우고 싶은 걸 적었는데 저는 그때 고구마, 감자를 적었었다”며 “내년에는 하고 싶었던 감자, 고구마 농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텃밭에서 재배한 배추와 무를 수확하고 있는 문성고 학생들의 모습.<문성고 생태힐링동아리 제공>

또 다른 1학년 정지민 군은 평소에 농업, 생태 쪽에 관심이 많아 동아리에 지원한 경우다.

“시끄럽고 정신 없는 도시보다 조용하고 맑은 시골이 좋다”는 정지민 군은 이번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전에는 시장이나 마트를 가서 장을 보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샀는데, 직접 농사를 해보니까 작물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과 노력을 거쳐 나오는 것인지 알겠더라구요.”

지난 16일 직접 재배한 배추와 무를 들고 한새봉 개굴장을 찾은 문성고 생태힐링동아리 학생들.

문성고 텃밭은 주민들에게도 개방, 마을과 학교과 함께 가꾸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이날 한새봉 개굴장도 단순히 배추와 무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수확한 작물을 가지고 주민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장이 됐다.

한새봉 개굴장에 학생들과 함께 나온 김정우 교사는 “학생도 교사도 처음으로 해보는 농사였지만 광주지속가능협의회를 비롯해 지역 주민들이 많은 도움을 줘 잘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공동체를 통해 학생들이 성장하고 뭔가를 해내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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