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건설 방점 …주민 설득 최선”
주민들 “타당성 조사부터 다시 하자”

▲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관통에 반대해온 주민·시민단체대책위가 지난 9월16일 광주시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 북부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빛고을로와 일곡지구를 연결하는 북부순환도로 건설공사가 환경 영향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광주시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를 두차례 변경하는 등 반대 주민들을 계속 설득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새봉 농업공원과 인근 시설 등에 대한 환경 영향을 우려하는 주민들은 타당성 재조사 등을 요구하며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어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부터 북부순환도로 1공구 건설사업의 보완설계 및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북부순환도로 1공구 사업은 북부권 교통난 해소와 이를 통한 물류비용 절감 등 경제성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중이다. 특히 본촌, 용두 일대 주택 건설로 유발되는 교통량을 분산할 수 있는 인프라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해당 구간은 빛고을로~일곡지구를 연결한 4~6차로 3.22km로, 국비 포함 사업비 178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수년째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요구한 ‘우회도로’ 안을 전임 시장이 수용한 뒤 논란이 더 커졌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서다.

 2013년, 당시 강운태 광주시장은 한새봉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북부순환도로 해당구간 사업을 잠정 보류하며 우회도로 개설 검토를 발표했다.
 
▲광주시 “우회로 비현실…환경영향 최소화”
 
 이때 주민들이 제시한 대안은 두가지. 잘산봉 방면으로 우회하는 1안, 아예 우치공원 방면으로 크게 우회하는 2안이었다.

 검토 결과, 광주시는 비용대비 편익(B/C)이 낮아 계획 변경이 어렵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접근성 저하 등으로 인해 기존 1.41인 B/C가 1안 0.82, 2안의 경우는 0.59로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는 것이었다. 시는 이렇게 되면 사업비 50%인 국비를 반납해야 해 광주시 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난색을 표했다.

 반면 주민들은 도로 건설 과정에서 수반되는 터널 공사가 환경을 훼손하고, 한새봉 농업생태공원과 씨튼수녀원, 살레시오고등학교 등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두차례 설계를 변경했다.

 최초 설계는 터널 2개를 뚫는 안이었으나, 첫 보완설계에선 터널을 1개로 축소했고 최근엔 다시 씨튼수녀회 진입도로를 개설하지 않고 터널을 연장해 훼손 면적을 6/1로 대폭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훼손 예상면적을 기존 9만1000여㎡에서 1만5000여㎡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시의 계산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환경 훼손 우려는 여전하다.

 여기에 타당성 재조사 등을 촉구하며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한새봉 관통 북부순환도로 대책위 박필순 운영위원은 “광주시가 시민과 공개 약속한 우회도로 검토는 형식적으로 하는 등 ‘꼼수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북부순환도로 개설 공사 사업이 10년이 넘은 시점에서 보면 건설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10년전 타당성 조사 현실 부적합”
 
 대책위는 도시철도 2호선 개설,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차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10년 전에 이뤄진 타당성 조사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광주시는 오히려 교통량이 늘어나 북부순환도로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나주혁신도시가 건설된 뒤 교통량이 늘어났고, 에너지밸리와 빛그린산단 등 영향으로 더 확대될 거라는 것이다.

 광주시 도로과 관계자는 “시는 두 차례 환경피해 최소화를 위해 설계를 보완하는 등 설득을 위해 노력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더 이상의 변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 사업의 B/C는 1.4 수준으로 편익이 탁월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타당성을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마련한 대안을 주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회는 지난 14일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북부순환도로 개설공사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시와 대책위 측은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의회는 향후 2차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처장은 “주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터널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냐가 아니라, 도로가 과연 필요한가 아닌가의 문제”라며 “환경 영향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여전하며, 광주시가 도시개발의 방향이나 환경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