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공무원노조 “여직원들에
상습적 성희롱·갑질” 주장
“가해자 중징계·피해자와의 분리” 촉구
“출근저지 투쟁”

▲ 광주 남구청 전경.
 임신한 여직원에는 ‘저걸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겠다’, 보건휴가를 낸 여직원에겐 ‘진짜로 아파서 쉬어? 아파서 쉬는 거 아니잖아’, 또 ‘내가 집 근처 OO동 가서 술 한 잔 하자고 하면 나올란가?’….

 광주 남구의 한 동의 주민센터 여직원들이 동장으로부터 들었다는 막말들이다.

 광주시 남구의 간부급 공무원이 여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차별적 막말과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남구지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광주시 남구의 박 모 동장(5급)이 우월적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여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갑질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이달 11일과 15일 두차례에 걸쳐 면담 조사한 결과 박 동장은 올해 9월 승진해 동장으로 부임한 이후부터 최근까지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왔다는 것.

 노조는 성명과 함께 별첨을 첨부해 노조 차원에서 파악한 박 모 동장의 ‘갑질사례’ 목록을 제시했다.

 박 동장은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임신한 직원을 가리키며 “저걸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발언하거나 보건휴가를 낸 여직원들에게 “진짜로 아파서 쉬어? 아파서 쉬는 거 아니잖아” “월·금요일은 피해서 보건휴가를 쓰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노조는 박 동장이 “여자들은 승진 못하면 구청장 찾아가서 징징 거린다” “여자들은 좋겠어. 보건휴가도 쉬고 돌봄휴가도 쉬고 남자들은 하나도 못 쉬는데 두 개나 공짜로 쉬네” 등 여성을 무시, 차별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박 동장이 성희롱뿐 아니라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갑질사례 별첨에 따르면, 박 동장은 퇴근 시간이 다 될 무렵 직원에게 자생단체 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직원이 일정이 있다고 거절하자 ‘일이냐, 가정이냐’며 고압적인 태도로 압박해 결국 지시를 따랐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한 직원들이 의견을 제시해도 듣지 않고 고성을 지르거나 공포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번은 통장회의가 있는 날 박 동장이 민원창구도 열외 없이 전원 회의 참석을 지시했고, 한 직원이 ‘민원 창구에 한 명은 근무를 해야 한다’고 제안하자 불같이 화를 낸 사례도 있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피해 여직원들은 6명으로 박 동장이 부임한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서불안,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매일 반복되는 폭력적인 상황으로 인해 피해 여직원들의 인권은 심각하게 유린당했으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바닥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시대착오적인 갑질이 여전히 조직 내에서 발생한 것은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우선 피해 여직원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가장 시급하다. 즉각적인 분리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가해자-피해자 분리를 요구했다.

 또한 노조는 “21일(오후 6시)까지 박 동장을 직위해제하고 중징계하라”며 “구청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갑질 피해사례를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때가지 박 동장 출근 저지 투쟁, 구청장 규탄 행동을 예고했다.

 남구청 측은 사실 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해당 주민센터에서 ‘이러 이러한 분위기가 있다’라는 말은 전해 들었지만 피해 당사자가 직접 구청 내 갑질 신고센터에 신고접수를 하지 않아 적극 조사를 할 수는 없었다”며 “노조가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만큼 관련자 조사를 통해 징계 건으로 판단될 시 광주시에 해당 동장을 징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일 남구청 감사담당관실은 피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박 동장은 이날 오전 언론 보도로 논란이 제기되자 연차를 내고 귀가해 남구는 추후 박 동장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키로 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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