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 감사 결과 일부 관련자 징계 요청
“행정상 오류 확인, 보조금단체 전수조사”
통보 바뀐 ‘6시간’ 행적 등 해명돼야

▲ 지난 달 29일 김병내 남구청장은 ‘남구 장애인체육회 채용 부정’ 감사 결과와 관련해 설명에 나섰다.
 광주 남구청 감사팀이 남구 장애인체육회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의 징계 등을 요구키로 했다.

 해당 사안은 남구 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지도사 시험에서 최종 합격통보를 받은 2명 중 한 명에게 ‘행정적 오류’를 이유로 6시간 만에 합격을 취소하면서 불거진 의혹이다.

 이에 따라 감사팀이 조사에 나서 채용 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남구 관계자와 체육회 관계자들의 과오를 적발하게 됐다.

 감사 결과 채용 과정 곳곳에서 관련자간 진술이 엇갈리고, 합격 통보가 번복되기 전까지 ‘6시간’의 행적 등에 대한 의문점이 완전히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단순한 행정상의 오류로 사건을 일단락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남구청 감사팀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남구장애인체육회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남구청 공무원 A씨를 징계하기로 했다”며 “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등 총 2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남구 장애인체육회 생활지도사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청원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청원 제기자 B씨는 “지난 2월 26일 오전 11시쯤 채용 합격 통지를 문자로 받은 후 오후 5시에 불합격됐다는 취소 통지를 또 받았다”고 주장하며 “장애인체육회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6시간 만에 취소됐고, 내부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던 직원만 뽑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남구청장 채용 절차 지적 후 뒤바뀌어

 실제로 올해 1차 채용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응시자는 B씨를 포함해 2명이었는데, 이 중 결원으로 6개월 간 근무를 해오던 광주시 파견 직원 C씨는 채용이 유지됐다.

 청원을 통해 B씨는 채용공고가 1명이 난 것처럼 돼 있었는데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2명이 합격한 것처럼 보였다면서 이에 채용과 관련된 의혹을 해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광주 남구는 특정감사팀을 꾸려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감사를 벌였다.

 남구 장애인체육회는 10개월 계약직인 생활지도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냈고, 2월26일 합격자 2명을 발표했다.

 남구에 따르면, 같은 날 장애인체육회로부터 채용 소식을 전해들은 김병내 남구청장이 A과장을 불러 “장애인체육회 회장인 나(김 청장)에게 보고 절차도 없이 채용이 이뤄질 수 있는가”를 묻고 진상 확인을 지시했다.

 이후 A과장은 남구 장애인체육회 관계자에게 관련 서류 등을 챙겨 청사로 오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면접위원 5명 중 2명만 참여한 상태에서 면접을 진행한 것을 확인한 A과장이 “면접위원 정족수가 과반을 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재공고를 추진했다.

 이와 관련 남구 감사팀은 “지도·감독 공무원의 업무 한계를 뛰어 넘는 부적절한 업무 지시”로 판단하고, A과장을 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A과장의 재공고 종용에 남구 장애인체육회는 합격이라는 문자를 보낸 사람 중 1명에게 불합격됐다는 내용을 다시 보냈고, 3월에 재공고를 통해 1명을 다시 선발했다.

 당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사람이 청원인 B씨다. 불합격 통보를 받지 않은 사람은 광주시 장애인체육회에서 파견을 나와 근무했던 C씨였다.

 이 과정에서도 남구장애인체육회는 면접위원으로 참석해야 하는 공무원이 참여를 하지 않았음에도 면접위원 3명이 참여했다고 채점표 등의 서류를 임의로 만들어서 합격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내 청장 “특정인 채용 개입 없어”

 남구는 임의로 면접 점수표를 작성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 남구장애인체육회 관계자와 2차 채용 면접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특정인을 언급한 남구체육회 관계자에 대해서도 각각 징계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남구는 “법률적 검토는 필요하겠지만 2차 채용으로 합격한 D씨에 대해선 채용 취소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1차 채용에서 합격이 번복된 B씨가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어서 구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1차 채용 합격자 발표 당일, 남구 관계자가 남구 장애인체육회로 먼저 연락을 해와 “예전에 내가 전달 안 했나”라며 사전 언질 여부를 확인한 정황과 이후 관련자들이 김병내 남구청장실에 모여 회동한 뒤 ‘합격 취소’통보가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선 남구청이 부인하고 있다.

 본보는 남구 장애인체육회 측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받지 않았다.

 이날 남구 감사결과 발표 자리에 참석한 김병내 남구청장은 “구청장이 장애인체육회장을 맡고 있지만 채용계획부터 합격자 발표가 이뤄지는 때까지 한 번도 보고를 받은 적이 없어서 내용을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A과장에게) 내렸을 뿐”이라며 “특정인의 합격을 지시하거나 채용 과정에 개입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또 “앞으로는 보조금이 지원되는 단체 등에 대해 채용상 문제점이나 보조금 적정 사용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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