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긴급성명
“중국영사관 외압 사과하고
전남대 대관취소 시정하라”

▲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페이스북 페이지 커버 사진.
전남대학교가 ‘홍콩 시민 활동가 초청 간담회’ 대관을 취소한 가운데,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 모임에서 규탄 성명을 내고 의혹 해명과 대관 취소 시정을 촉구했다.

간담회 주최 측인 광주인권회의에 따르면, 전남대는 지난 5일 주최 측에 ‘억압에 맞선 시민들’ 간담회 대관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행사를 닷새 앞둔 날 저녁에 벌어진 갑작스런 취소 통보였다.

단체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홍콩 학생모임)’은 지난 7일 ‘그럼에도 우리는 억압에 맞서 싸울 것이다’는 제목으로 긴급성명을 내고 “주 광주 중국 총영사관의 내정 간섭과 정병석 전남대학교 총장의 강의실 대관 취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홍콩 학생모임에 따르면 쑨시엔위 주 광주 중국총영사는 정병석 전남대학교 총장에게 간담회가 개최될 경우 ‘책임질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압력을 가했고, 이에 정병석 총장은 인문대학장에게 강의실 대관 취소를 지시했다.

홍콩 학생모임은 “간담회가 예정돼 있던 ‘이을호 강의실’은 전남대학생 1명의 신청으로도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시민단체가 518 정신을 기리기 위한 행사들의 장소로 사용했던 공간”이라며 “간담회 주최 측은 강력히 항의하였으나 정병석 총장은 ‘행사 장소 대관 등 시설 관리 권한은 단과대학으로 위임됐다’, ‘자세한 내용을 잘 알지 못 한다’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콩 학생모임은 “정 총장은 중국 정부의 외압에 굴복해 1980년 5월의 광주와, 5월 17일의 전남대학교의 정신을 송두리째 뒤엎었다”면서 “‘국립’ 전남대학교의 총장은, 지금 어떤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 그는 중국 총영사관의 외압 따위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유를 향한 의지를 더욱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의 대학은 모든 종류의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운, 토론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불가침의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면서 “중국총영사는 자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이 온몸으로 쟁취해낸 학내 표현의 자유를 무시했으며, ‘자유롭고 건전한 토론이 오가는 공간’이라는 대학의 전통을 짓밟으려고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홍콩 학생모임은 주 광주 중국총영사를 향해 “간담회 개최에 대하여 외압을 가했음을 시인하고,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과 전남대학교 정병석 총장에게는 “지금 당장 강의실 대관 취소 조치를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남대 측은 압력 발언 여부는 밝히지 않는 채 “간담회 대관을 취소한 건 물리적 충돌에 의한 불미스러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낸 상황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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