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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광주, 그래서 진실 전하러 왔어요”
재한홍콩시민 초청간담회 ‘억압에 맞선 시민들’
홍콩 시민 “간담회 장소 취소는 충격적인 소식”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12-13 06:05:01
▲ 지난 10일 광주 YMCA 2층 백제실에서 열린 ‘재한 홍콩시민 초청 간담회’.

 재한 홍콩 시민이 광주 시민들과 만나 홍콩 시위와 관련해 공감대를 넓히는 자리를 가졌다.

 광주인권회의,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참여자치21,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지난 10일 오후7시 광주 YMCA 2층 백제실에서 재한홍콩시민 초청간담회 ‘억압에 맞선 시민들’을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재한 홍콩시민활동가와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국장을 초청해 현재 홍콩시위 상황과 국내에서의 연대 활동, 5·18과 홍콩시위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였다.

 홍콩 시위가 이어져온 지난 6개월 간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홍콩 시위와 관련한 간담회나 정보공유의 자리가 있었지만, 지역에서는 홍콩 시위에 대해 알아보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기에 이번 간담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하지만 당초 개최 예정지였던 전남대가 갑작스럽게 대관 취소를 통보하고, 두 번째 장소 협조를 얻었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역시 대관을 불허하면서 과정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소식을 듣고 당황했던 간담회 연사들은 다소 긴장한 얼굴로 이날 무대에 올랐다.

 “전남대의 대관 취소 통보는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민주화에 있어 상징적인 곳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기대감도 컸다. 처음에 취소 소식을 들었을 때 ‘왜?’라는 의문부터 들었다. 대화 나누는 간담회 자리일 뿐인데, 말 말고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왜 전남대는 거부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전남대는 왜 거부했을까?” 의문 여전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홍콩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홍콩 시민은 한국말로 대관 취소에 대한 아쉬움을 전한 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광주는 네 번째 방문이다. 홍콩 교수들이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 배우고 싶어 해서 함께 온 적이 있다. 지난 8월, 홍콩 시위가 두 달째 진행되던 때에도 광주에 왔다. 민주화 운동이라는 점은 같지만, 홍콩은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21세기에 홍콩은 왜 그렇게 싸워야만 하는가 자문하게 됐다.”

 그는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모습에서 광주와 홍콩의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동시에 1980년과 2019년 사이 40여 년이라는 간극이 있었고, 또한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해와 편견도 무시할 수 없었다.

 “장소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실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홍콩시위에 대해 궁금한 게 많으실 것 같아 직접 뵙고 대화하고 싶었다. 제가 홍콩 사람 모두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말씀드리겠다.”

 그가 홍콩 시위를 알리기 위해 광주를 찾은 이유다.

 “지난 일요일 국제인권의날을 맞아 홍콩 시민 80만 명 평화롭게 대행진을 했다. 2주 전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승하고 나서는 큰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대학 내부까지 경찰이 진압했고 학생들이 큰 피해 당한 것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6월 9일부터 시작된 홍콩의 반중 반정부 시위가 6개월째를 맞이한 가운데 8일 열린 대규모 시위에 시민 수십만 명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범민주파가 압승한 뒤에도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개최된 첫 대규모 시위였다.
 
▲“홍콩시위 직선제 투쟁, 독립요구 아니야”

 시위를 주최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약 8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월9일엔 100만여 명의 홍콩시민이 운집했었다.

 “지난 6개월 간 경찰의 과잉진압은 홍콩사람들(에겐) 정신적인 측면에서 너무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외국에 있는 홍콩 사람들, 홍콩에 있는 사람들, 모두 마음 아파하고 있다. 나 또한 마음만은 홍콩에 있는 심정이다.”

 지난달 홍콩 시위 도중 총격을 당한 남성은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는 경찰을 따라갔을 뿐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지도 않아 ’과잉대응’ 논란이 일었다. 또 홍콩과기대생이 시위 도중 추락해 나흘 만에 숨진 일도 있었다.

 “사실 한국 뉴스에는 나오지 않지만, 평화로운 시위 장면에서도 경찰들이 시민들에게 욕을 한다. 광동어여서 잘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욕설하는 것을 보면 정말 경찰로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는 ‘송환법 공식 철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등과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가 포함돼 있다.

 “홍콩 시민들이 원하는 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다. ‘일국양제’를 거스르자는 주장은 극소수라고 본다. 우리의 요구는 약속대로 홍콩의 직선제를 인정해주라는 것뿐이다. 최소한 기본적인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것뿐이다.”
 
▲“5·18과 홍콩 닮아, 관심 가져주시길”

 홍콩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반환됐고, 2년 뒤 포르투갈은 마카오를 중국에 양도했다. 반환 이후에는 모두 ‘특별행정구’로 분류돼 50년간 반환 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국양제가 적용됐다. 영국은 중국과의 홍콩 반환 협정에 ‘보통 선거’ 약속을 포함시켰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국내에서는 대학생과 청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홍콩 시위 지지·연대 움직임이 일고 있는 반면, 일부 중국 유학생 등이 홍콩시위를 폄훼하는 것에 대해 그는 “홍콩 시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관심을 가져주시기고, 질문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 공동 연사로 참여한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국장은 홍콩 시위에 대한 심경을 전하며, 관심과 연대를 부탁했다.

 “홍콩은 영국 식민지로 오래 있었고 역설적으로 홍콩에서 노동, 인권 단체들의 본부가 위치해 있는 운동의 허브가 홍콩이다. 해서 주로 연대를 해주는 쪽이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삼성 직업병, 백남기 농민 사건, 세월호 진상 규명 요구 등에도 연대 해줬다. 우리가 받은 게 있으니 마음이 복잡하다. 국가가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광주의 오월’이 남긴 유산이 아닌가 한다. 지금이야 말로 홍콩을 향해 연대와 지지를 보내야 할 때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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