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성도 외 입장 불가 입구부터 통제
마스크 착용 예배…천주교는 미사 중단

▲ 광주 북구 한 교회의 출입문, 23일 주일 예배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가 붙어 있다.
코로나19가 신천지 성도들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맞이한 23일, 예배 등 중요 종교행사가 이뤄지는 주일을 맞은 광주지역 교회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방역당국이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자제를 권고하면서 예배당을 닫고 가정 예배로 대체한 교회도 많았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이날 미사를 전면 중단했다. 1937년 광주대교구 설립 이래 83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3일 현재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로나19 환자 556명 중 신천지교회 관련자 309명으로 전체 55.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일인 이날 예배를 드린 교회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북구 오치동 한 교회에서 23일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들의 발열을 체크한 뒤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SNS를 통해 ‘신천지 신자들이 기성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미확인 정보가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특히 더 높았다.

신천지 광주교회(베드로지파) 근처에 위치한 북구 오치동 ㅈ교회는 이날 등록된 교인 외 출입을 통제했다. 입구에 소독제 비치는 물론 발열감지기까지 동원한 ㅈ교회 측은 성도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체온을 체크한 뒤 입장토록 했다.

▲발열감지기 동원 체온 체크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에서 이같은 출입 통제가 이뤄졌다. 예배당 내 마스크 착용도 허용돼 평상시에 상상할 수 없는 예배 풍경이 펼쳐졌다.

아동부·중고등부 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예배는 아예 열리지 못한 교회가 많았다.

한 교회 사역자는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감염병을 우려해 자녀들의 교회 출석을 막고 있다”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은데, 언제 끝날지 몰라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교회·성당 등 종교기관들의 긴장감이 특히 더 높은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가 된 신천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신천지는 신도들이 일반 성당·교회에 잠입해 교인들을 빼가는 이른바 ‘추수꾼’ 포교로 교회로부터 지탄을 받아왔다.

북구 용봉동 신천지 교회(베드로지파). 출입문이 폐쇄돼 출입이 금지돼 있다.

때문에 각 교회는 평상시에도 신천지 신도들의 입장을 막아왔는데, ‘바이러스 확산 주범’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기성 교단이 ‘이단’으로 낙인찍을 만큼 비밀스러운 신천지의 내부 사정도 불신을 더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선 접촉자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돼야 하는데, 이같은 폐쇄성 때문에 신천지로부터 정확한 내용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큰 탓이다.

▲신천지 측 비밀·폐쇄성 불신 키워

일단 신천지측은 광주시와 TF팀을 구성하는 등 “협조”를 약속한 상황이다.

자체적으로 3차에 걸쳐 파악한 11명(16일 대구 신천지 예배 참석자), 이들과의 접촉자 58명을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1월31일부터 2월2일까지 열린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형 장례식이 열린 청도 대남병원을 다녀온 교인은 없다는 정보도 신천지측에서 제공한 정보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라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신천지 측 얘기만 믿진 않겠다”며 “별도 시스템을 강구해 현장에 나가 CCTV를 보고 접촉자를 확인할뿐 아니라 카드 사용내역 등도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가 신천지와의 TF를 통해 파악한 광주·전남지역 교인 숫자는 4만991명이고, 신천지 시설은 157곳이다.

이중 광주지역 시설은 95개로 교인 숫자는 2만6715명이다. 이와 별도로 신천지 센터, 복음방 등에 가입한 광주·전남 신도는 9496명 정도로, 이중 광주지역은 5378명이 해당된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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