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갑 교체, 동남갑 불복, 광산을 재경선…
“깊은 실망” 원팀커녕 민심 이탈 걱정할 판

▲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로부터 공천이 무효화된 이석형 광주 광산갑 예비후보가 19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 원상회복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15 제21대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광주 경선 파행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경선 불복, 법적 대응, 재경선 등 곳곳이 혼란에 휩싸이며 민주당 공천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커지면서 본선까지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의 한 관계자는 19일 현 상황을 놓고 “원팀은 이미 물건너간 것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게 냉정한 당 안팎의 평가”라고 말했다.

 광주의 유일한 민주당 현역 의원인 송갑석 의원이 단수공천된 서구갑을 제외하고 2월 말부터 3월초 광주 7개 지역구 경선이 치러졌는데, 단 한 곳도 ‘무난히’ 진행된 곳은 없었다.

 경선 후 재심이 청구된 곳만 동남갑, 북구을, 광산갑, 광산을 등 4곳.

 이 중 권리당원 불법 조회로 인한 불공정 경선 시비가 붙은 광산을은 재심이 받아들여져 19~20일 100% 일반유권자 여론조사(안심번호 선거인단) 방식으로 재경선이 진행 중이다.

 동남갑은 탈락한 최영호 예비후보의 재심이 기각됐고, 최 예비후보도 경선 결과를 수용하되 경선 과정 자신을 겨냥해 유포된 ‘신천지 연루설’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허위사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유포한 이들이 검찰에 고발되고,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최 예비후보는 허위사실 유포의 진원지를 경선에서 승리한 윤영덕 예비후보를 지목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승복했던 동남갑 최영호 문제 제기
 
 최 예비후보는 19일 오전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톨릭 신자인 최영호가 신천지와 유착돼 있다는 악랄하고 비열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폐세력이 참신한 정치신인이라고 자신을 알렸던 윤영덕 후보였다”며 “윤영덕 후보는 즉각 후보를 사퇴하고 유권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 예비후보는 사실상 ‘경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당에도 문제제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이날부터 27일까지 공천이 확정된 지역구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있는 상황. 최 예비후보의 문제제기와 경선불복이 막판에 판을 흔드는 결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영덕 예비후보 측은 최 예비후보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 동남갑 경선에서 패했던 최영호 예비후보가 19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과정 자신에 대해 ‘신천지 연루설’을 유포한 배후로 윤영덕 예비후보를 지목하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불법선거운동 논란으로 후보 선거사무소가 압수수색까지 당한 광산갑은 경선에서 승리한 이석형 예비후보에 대한 공천이 무효화되고 패했던 이용빈 예비후보가 공천된 상황이다.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석형 예비후보 등을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음에도 민주당이 재심을 기각하면서 광산갑 경선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갑작스런 ‘후보 교체’로 광산갑 경선 파행은 2라운드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이석형 예비후보도 1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과정 무차별적인 가짜뉴스가 넘쳐나더니 내 금품살포라는 가짜뉴스를 토대로 공정한 경선을 통한 승리가 무효화됐다”며 “공천권을 강탈당했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상경해 중앙당, 국회 등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공천 원상회복을 위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경선 광산을 반성 불구 이미 상처 커
 
 재경선 결정 후 온갖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진 광산을은 막판에 민형배·박시종 예비후보 모두 ‘네거티브 경쟁’에 반성하는 입장을 내며 ‘깨끗한 경선’을 약속했지만, 이미 심각한 ‘상처’를 남기며 경선 이후 원팀에 대한 의구심을 남기고 말았다.

 21일 저녁쯤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기존 경선에서 승리한 박시종 예비후보가 승리를 지켜내느냐, 민형배 예비후보가 반전을 이뤄내느냐가 주목되지만 한편으론 이 결과에 따라 또다른 후폭풍이 일게 될지도 관심이다.
19~20일 재경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맞대결을 펼치는 민형배·박시종 예비후보(왼쪽부터).

 지난 2016년 광주에서 국민의당의 ‘녹색돌풍’에 완패한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을 등에 업고 제21대 총선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꿨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잇따른 잡음과 파행, 논란으로 다시 한 번 텃밭 광주의 민심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선거캠프 등에선 경선 파행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실망감과 분노를 접하면서 이른바 ‘민주당 심판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경실련)은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 원칙이 무너지면서 혼란을 자초했고, 후보간 상호비방, 폭로전이 가열되면서 본선도 치르기 전에 지역민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의 대오각성을 촉구했다.

 정치개혁을 바라는 시민들로 구성된 ‘2020총선시민모임’도 논평을 통해 경선 파행에 대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사과를 요구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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