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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호남 2030-5060 양극화
세대별 분화인가, 연령효과인가?
조정관 교수 “세대별 커뮤니케이션 차이로 만들어진 프레임”
공진성 교수 “젊은층 진보, 노년층 보수 반복적 성향 표출”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04-21 06:00:00
▲ 지난 17일부터 제19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광주역 광장에 각 당 대선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5·9 대선을 바라보는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특정후보에 표를 몰아주던 이전과 달리 문재인과 안철수, 안철수와 문재인으로 양분된 상태가 지속되며 호남의 최종 선택이 누가 될지 막판까지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대두된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가 이번 대선까지도 이어지면서 호남대첩에 어떠한 파급력을 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91%의 표를 몰아줬었다. 하지만 이번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역 민심은 다르다.

 

▶옅어진 지역구도 뚫고 나온 세대별 지지율 격차

 

 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야대야’ 구도를 형성하며 호남 표심이 갈라진 것. 이번 대선에서 호남이 ‘양강구도’의 출발점이자 본선 승부를 판가름할 풍향계로 지목된 이유다.

 지역 정가는 두 후보의 연령별 지지율 격차를 이러한 양강구도의 핵심 지표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문 후보가 20~40대에서, 안 후보가 5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CBS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90%·유선 10% 병행 임의 전화걸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도 문 후보는 20~40대에서 55~63%의 지지율을 얻었고, 50대 이상에선 15~33%에 그쳤다.

 안 후보는 50대 이상에선 44~47%로 문 후보를 크게 앞섰고, 20~40대에서는 19~23%로 크게 뒤쳐졌다.

 두 후보가 각 연령대에서 극과 극의 지지율을 얻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번 대선은 세대대결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각 연령별 유권자수·투표율에 따라 후보간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후보 측도 각기 ‘취약 세대층’을 상대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주의 구도는 확실히 옅어졌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영호남을 놓고 볼 때 문 후보는 광주·전남·제주에서 45.9%, 안 후보는 35.9%를 얻었고, 대구·경북에선 안 후보가 35.1%를 얻고, 문 후보가 27.4%를 얻었다. 접전 양상은 아니나 이전처럼 특정지역에서 특정후보가 상대후보를 압도하는 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문 호남경시-안 보수구태 정치권 프레임 영향도”

 

 조정관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세대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이를 통해 강하게 전파되는 정치적 프레임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20~30대의 경우 팟캐스트나 SNS에 영향을 많이 받고, 50~60대는 주로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정보를 접한다”며 “지난 총선부터 진보적 매체를 통해 국민의당이 야권 전선을 분열시킨 원흉이고 구태정치와 결합했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안철수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에 대해선 참여정부의 호남 경시, 대북송금 특검 등 지역주의적인 면을 건드리는 정반대의 프레임이 작동했다”며 “지난해 총선 당시 문 후보의 ‘정계 은퇴’ 약속을 안 지킨 부분도 노인들의 반문정서가 지속되는데 결정적 요인이 됐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 진영 간 ‘프레임’ 전쟁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대통합이란 시대적 과제를 내걸고 정작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안철수’의 연령별 지지율 차이가 분명한 ‘현상’이긴 하나 어떠한 정치적 이슈와 세대가 결합해 특정후보에 대한 강렬한 지지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20~40대도 시간 지나면 보수적 변할 수도”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안철수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지지율 격차가 이전 선거에서 나타난 (젊은층은 진보, 노년층은 보수라는)다른 정치성향이 표출된 ‘연령효과’일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는 다른 분석을 내놨다.

 그는 우선 “‘세대(generation)’ 변수라고 것과 ‘연령(age)’은 구분해야 한다”며 “386 50대 처럼 현재 20~40대가 시간이 지나면 보수적으로 변할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대 모든 대선에서 50대를 기준으로 젊은층은 야권을, 노년층은 여권을 지지했다”며 이번에 나타난 연령별 지지율 격차에 대해서도 “그것의 반복적 표현 이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과 여권의 후보간 대결이 아닌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야권 대 야권’ 구도라는 점은 지난 대선과 다른 점이다. 두 야권후보 지지율에서도 연령에 따른 다른 정치성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 교수는 “문재인·안철수를 중심으로 보지 말고 유권자들을 봐야 한다. 정치인들의 ‘포지셔닝(위치선정)’과 관계 없이 유권자들은 언제나 보수를 지지하는 성향과 진보적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며 “문제는 박근혜 탄핵 정국으로 ‘오른쪽(보수)’이 사실상 날아가버린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매우 협소한 중도성향 정치인들이 보수를 지지하는 유권자 전체를 대표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지금 표출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유권자 집단이 나와있는 ‘답안지’ 중에서 그나마 자기 성향에 맞는 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다만, 지역주의 변수가 상쇄되면서 연령효과가 또렷하게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보수성향 유권자와 진보성향 유권자 구분이 지역보단 세대와 겹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을 단순히 ‘세대간 대결’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지역구도가 약해졌다하더라도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후보가 중도·보수층 흡수, 대구·경북에서 ‘상승세’를 타는 것에 대한 호남민심의 ‘반응’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안철수로 양분된 지역 민심이 대구·경북의 ‘안철수 상승세’와 호응할지, 또는 반대 흐름으로 돌아설지가 남은 선거기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공 교수는 “안철수 대선후보 확정후 대구·경북에서 전략적 지지가 늘어나면서 그전까지 ‘반반’이었던 호남에서 안철수를 지지하던 표심이 숨고 있다”며 “‘새누리당 지지층과 같이 간다’는 것을 의식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진보를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50대 이상의 경우 안철수에 대한 회의적 질문을 던지면서도 ‘문재인’보단 ‘안철수’ 얘기만 하는 현상이 있다”며 “이게 ‘샤이 안철수’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이에 대해 “쏠림이 나타나기 직전 현상”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호남이 한쪽으로 확 기울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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