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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산업체 파견 현장 실습 폐지 목소리
“더는 죽이지 마라”
황해윤 nab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12-01 06:05:01
▲ 30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서 진행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 촉구 기자회견’.

 지난 11월9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내 음료 제조회사에서 현장실습을 받다 사고를 당해 숨진 고 이민호(18) 군을 비롯해 특성화고등학교 현장 실습생들의 안타까운 사고와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들은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문제 해결 방안들을 내놓고 있지만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노동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땜질 식 대책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특성화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산업체파견현장실습중단과청소년노동인권실현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와 현장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제주 공대위)는 30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실태 전수 조사 및 결과 공개 △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 등을 촉구했다.
 
▲ 잇따른 사고 소식…정부는 땜질 처방만

 지난 1월 전주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이후, 10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산업체파견 현장실습 폐지 등을 요구해온 대책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1월9일, 제주도의 한 생수 제조 회사에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3학년 재학생이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를 당한 학생은 열흘 만인 지난 19일 결국 목숨을 잃고말았으며 바로 며칠 전에는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재학생이 선임의 모욕적 발언 이후 투신하여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또 그 다음 날에는 인천에서 현장실습생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재해가 발생했다”고 전하면서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문제 해결에 땜질 처방으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대책회의는 “정부는 지난 2006년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 2012년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대책, 2013년 학생 안전과 학습 중심의 특성화고 현장실습 내실화 방안을 발표해 왔고 올해도 교육부는 근로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현장실습을 전환하겠다는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지만 매년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이루어지는 시기마다 사고와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가지는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 또 다른 눈가림을 시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책회의 등은 “교육부는 학습중심으로 현장실습을 전환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시행할 구체적인 시행계획도 없으며 산업체 입장에서 현장실습생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줄 아무런 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교육부는 이러한 현실에 눈감고 시도교육청, 학교와 하나 되어 현장실습생을 저임금으로 기업에 ‘파견’하는 용역업체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교육이라는 미명으로 행해지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제대로 된 취업도 교육도 아니며, 단지 열악한 노동조건 속으로 직업계고 재학생을 밀어 넣는 것일 뿐”이라는 것.

 대책회의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유지되는 한 현장실습생은 학생으로도, 노동자로도 존중받지 못하고, 또 그렇게 다치고, 죽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했다.
 
▲“학교는 참아라는 말뿐…방관자”

 올해 특성화고를 졸업했고 현장실습생이었던 복성현 씨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통해 현장실습 폐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복 씨는 고3 여름방학이 지나고 세무사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에 대해 언급했다. 복 씨는 “최저임금도 못받고 초과근무는 기본이었고 나를 무시하는 듯한 과장과 세무사의 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서 “학생이니까 돈 받고 학원다닌다고 생각하라며 최저임금도 안되는 월급을 주며 초과근무를 시켰다”고 회상했다. 또 “학교에 너무 힘들다고 말을 하니 학교의 반응은 ‘참아라’였다”면서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 힘들어도 참을 것을 종용하는 학교 분위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복 씨는 “이번 제주 일을 보며 공장에서 일하던 친구들이 생각났다”면서 “기숙사 방안에서 샴푸가 얼고, 철판에 팔이 다 긁혀도 참고 일하던 친구들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일하던 친구들과 저는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대책회의는 “정부와 교육당국이 우리 요구를 외면하는 사이 학생들은 여전히 실습시킬 준비가 되지 않은 노동 현장으로 나가, 다치고 착취당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 다양한 현장실습 권리 보장이 선행되고, 이후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직업교육의 틀을 새로 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1년 12월 기아차 광주공장 현장실습생 뇌출혈 사고, 2012년 12월 울산 신항만 공사 현장실습생 작업선 전복 사망 사고, 2014년 1월 CJ 제일제당 진천공장 현장실습생 자살, 2014년 2월 현대차 하청업체 야간노동 중 공장 지붕 붕괴 사망 사고, 2016년 5월 성남 외식업체 현장실습생 자살, 2016년 구의역 은성PSD 사망 사고, 2017년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등 현장 실습생들의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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