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4년째…“사실, 더 오래됐다?”
7m 남짓 크기, 장식 교체엔 2400만 원 투입

▲ 광주시는 시청 앞 광장에 설치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4년째 재사용 중이다. 2014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5년, 2016년, 2017년 시청 앞 광장 트리.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광주시가 시청사 광장에 설치하고 있는 트리가 4년째 재사용 중이다. 재사용 중인 트리는 4년째 재활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14년 이전 청사 내부에 설치된 트리를 길이 추가해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광주시청 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홍보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시청 앞 잔디광장에 트리를 설치하고 트리 주변에 포토존과 소원의 터널 등을 마련했다.

 트리 장식은 일부 바뀌었지만, 트리 자체는 지난해 사용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광주시가 2014년부터 같은 트리를 재사용 하고 있는 것. 철골 구조의 트리는 4년째 같은 모양, 같은 크기다.

 이 트리는 너비 2.6m, 높이 7m로 원뿔 모양의 트리 하단부에 빨간색 띠로 둘러져 있고 ‘더불어 사는 광주, 행복한 시민’ 문구가 새겨졌다. 트리 상단부에는 트리와 같은 철골을 사용한 별 모양 장식이 솟아있다.

 지난 2014년부터 광주시가 배포한 트리 관련 보도자료에서 매해 같은 트리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된다. 보도자료에 첨부된 사진과 트리에 대한 정보가 동일한 것.

 광주시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2014년부터 같은 트리를 재사용하고 있다”며 “시청 광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게 하기 위해 트리를 설치하는 게 목적이어서 큰 훼손이 없는 한 새로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트리는 2013년 청사 내부에 설치된 트리에 철골을 이어 길이가 추가된 것으로 파악된다. 적어도 5년 이상 재사용 됐다는 뜻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당시 청사에 설치됐던 트리는 4~5m 정도였다”며 “그 트리 하단부에 2m 정도 길이를 추가해 키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트리의 최초 구매가격을 확인하기 위해선 부서를 거슬러 담당자를 찾아야 하는 까닭에 트리 자체에 대한 비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광주시는 매년 트리 외에 조명 등 장식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사용한 트리 장식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주변에 3m길이의 소원 터널(소원카드에 글귀를 적어 걸어둘 수 있는) 설치비용으로 2400여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이와 관련해 한 시민은 “다른 지자체에서 대형 트리 장식을 위해 매년 몇 억씩 쏟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서 지나친 예산 낭비 같다”며 “광주시가 트리를 재사용해오고 있다니 당연한 일이지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광주지역에는 광주시청 광장 앞 트리 외에도 광주시기독교 교단협의회의가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충장로 우체국 앞 등에 설치한 대형 트리를 만날 수 있다.

 광주시는 내년 1월10일까지 매일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트리 조명을 밝힐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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