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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38주년…미완의 과제 여전
국방부 진상규명위 제대로…진실 첫 단추
진상규명·역사왜곡 대응·전두환 재판 등 ‘첩첩’
5·18재단 “특별법 보완할 시행령 만드는데 집중”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8-05-11 06:05:02
▲ 발포 명령자·헬기 사격 등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 규명이 5·18의 남은 과제로 지적된다. 80년 5월 금남로 상공을 날고 있는 헬기 모습.<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중항쟁이 올해로 38년째가 되지만, 발포명령자 등 진상규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문재인 정권 출범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은 이후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인정한 국방부의 특별조사 결과, 5·18특별법(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통과 등이 그나마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특별법 시행령, 진상규명위원회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끝까지 긴장을 늦춰서도 안 되는 상황이다.

 10일 5·18기념재단(이하 5·18재단)에 따르면, 광주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 등과 5·18특별법 후속 조치에 대한 공동 대응을 펴나가고 있다.
 
▲광주 차원 실무위·조사권 강화 목표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5·18특별법은 진상규명의 길이 열렸다는 기대 못지 않게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권한 축소 등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주요 참고인이나 핵심 당사자를 소환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고, 진상규명위원회의 압수수색 요청 권한이 제한돼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민변 광주전남지부 김정호 지부장은 동행명령 위반에 대한 과태료 상향, 압수수색 요청권한 강화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삭제된 ‘실무위원회’ 역시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 5·18재단이 시행령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행령을 통해 사실상 광주시 차원의 실무위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도 진상규명위원회 출범 시점인 9월에 맞춰 시행령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때까지 세부적인 내용 조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 차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변수’로 등장한 것이 국회 파행이다.

 특별법 통과 이후 국방부는 ‘5·18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준비TF’를 가동하는 등 후속조치 이행에 나섰지만,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여야의 진상규명위원 추천도 안 된 상태다.

 진상규명위원은 국회의장 추천 1명, 여당 추천 4명, 야권 추천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하는데, 국방부가 지난달 말까지 여야에 추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지금껏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진상규명의 핵심 열쇠가 될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작업이 아직 시작도 안 된 것이다. 이달 말 국회에서 5·18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한 공청회가 준비 중이지만, 국회 파행으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암매장 발굴 ‘숨고르기’·군 기록물 조작 조사
‘5·18 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 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2월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공식 인정했으나 전투기 폭격 대기설 등 더 깊은 진실에 다가가진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5·18 이후 지속돼 온 군 당국의 기록 조작, 왜곡 등도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옛 광주교도소를 중심으로 진행된 5·18암매장지 발굴 조사는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각종 자료와 제보를 바탕으로 행방불명자들을 반드시 찾겠다는 의지로 시작된 암매장 발굴 조사는 너릿재 부근, 광주천변 등으로 확대됐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잠정 종료됐다.

 조사 재개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5·18재단은 특별법이 제정되자 “암매장 발굴 역시 진상규명위원회에서 해야 될 일”이라고 판단, 그동안 조사 결과와 자료를 축적해 향후 진상규명위원회에 넘길 예정이다.

 이와 함께 5·18 이후 군 당국의 기록 조작 및 왜곡에 대한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구성된 ‘5·18 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 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 “5·18 기간 동안 계엄군 헬기가 광주시민을 향해 사격을 했다”고 공식 인정했지만, 정작 전투기 폭격 대기설 등은 규명하지 못했다. 이러한 한계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511분석반, 80위원회 등을 통한 군 당국의 5·18 관련 기록 왜곡 및 조작으로 인해 기존 자료들이 이미 ‘오염’됐던 것도 큰 원인 중 하나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방부 서주석 차관이 기록을 조작한 511연구위원회에 몸담았다는 게 밝혀지면서, 서 차관에 대한 사퇴 요구와 함께 국방부 특별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에도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5·18재단은 군 당국의 기록 조작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국방부로부터 받은 5000여 쪽에 달하는 자료를 1차로 분석해 이달 중 군의 기록 조작에 대한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5·18 학살 원흉 전두환 단죄 기회

 지난해 4월 회고록을 내고 5·18에 북한군이 개입하고,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등 ‘허위 주장’을 편 전두환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3일 광주지방검찰청이 회고록을 통해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혐의로 전두환을 불구속 기소한 것.
지난해 12월 5·18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두환 회고록 관련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호 변호사(왼쪽)와 5·18역사왜곡 자문을 맡고 있는 정인기 변호사가 전두환 회고록을 넘기며 문제가 된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전두환은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기총소사 사실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에서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적시했다. 검찰은 국방부 특별조사 결과, 5·18 관련 사건기록, 국가기록원 자료 등을 토대로 5·18 당시 헬기사격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그간 소환에 불응한 전두환을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광주지방법원에서 관련 재판이 진행돼 전두환의 법정에 출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형사재판 절차상 별다른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법원이 강제 구인에 나설 수도 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을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김대령’이라는 필명으로 나온 5·18 왜곡 출판물에 대한 대응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령은 ‘문재인의 5·18 눈물로 뒤집힌 광주사태’, ‘역사로서의 5·18’,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의 책을 통해 ‘사람들이 시민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등 악의적 주장을 펴고 있다.

 민변 광주전남지부와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선 5·18재단은 우선 김대령의 구체적인 신원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5·18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자체적으로 5·18역사 왜곡과 더불어 진상규명을 위한 기록물 분석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며 “다만, 올해는 5·18특별법 시행령에 좀더 집중해 특별법을 보완할 수 있는 시행령이 만들어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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