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토론서 나경채·전덕영 “이미 실패” 이용섭 “발전 촉진”
당원명부 유출·‘전두환 청와대’ 등 이용섭 겨냥 집중 공세
지난 7일 밤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KBS광주방송총국에서 실시된 광주시장 후보 초청 TV토론회에서 핵심 화두는 일자리였다.
정의당 나경채 후보는 “이용섭 후보가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외국자본 유치로 일자리 창출을 말하는데, 이 후보는 자신이 편 책을 통해 경제자유구역이 단기 부양책이라고 비판했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도 반대되는 기조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자유구역은 부자감세, 노동권 악화 등의 우려가 있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8곳의 경제자유구역 중 새만금을 해제하기도 했다”며 “경제자유구역은 대체로 실패한 정책이고, 정부 차원에서 계속 축소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세금을 깎아 외국법인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자유구역은 허상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전덕영 후보는 경제자유구역을 골자로 한 이 후보의 ‘12조 원 일자리 뉴딜’ 공약에 대해서도 “광주시가 사용할 수 있는 예산 규모를 넘어서는 무리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또 “참여정부 시절 도입한 이후 경제자유구역 중 100억 달러 이상 외국자본을 유치한 곳은 인천 한 곳 뿐이다”며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다. GM과 같은 ‘먹튀’ 우려가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이용섭 후보는 “잘못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 후보는 “경제자유구역은 세금을 감면하고 규제를 완화해 단지를 조성해 외국 자본을 가져오는 것으로, 그 지역들에 대한 투자는 광주보다 늘어나고 있고, 발전도 촉진시키고 있다”며 “인천과 부산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인한 효과가 커 추가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1년여 만에 그만 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전 후보는 “이 후보가 일자리위원회에서 제대로 한 일이 없다”며 “일자리위원회가 ‘이용섭 후보 일자리 만들어주기 위한 위원회’라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나경채 후보도 “이 후보는 기본 로드맵을 충실히 만들었다고 하지만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로드맵은 저로선 실망스러웠다”며 “특히 이 후보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일자리위원회 로드맵에는 청년 의무고용 확대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행정이라는 게 기승전결이 있다.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은 바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고 인프라를 까는 것이었다”며 “행정체계를 일자리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었고, 5년 로드맵도 만들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 민선6기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빛그린산단 내 완성차 10만 대 생산을 위한 ‘자동차 합작회사’ 설립에 대한 시장 후보들의 입장은 모두 ‘환영한다’는 것이었다.
나 후보는 “적극 환영” 입장을 나타내며 “제가 시장이 되면 광주형 일자리를 완성하고, 이 모델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도 “현대차가 광주에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며 “현대차의 투자 규모, 차종 등은 앞으로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의 논의와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산하기관 등 인사 문제도 쟁점이었다.
이 후보는 “‘자기 사람 안 챙긴다’는 이런 별명도 있을 정도다”며 “제가 시장이 되면 훌륭한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런데 전덕영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벌써부터 고위 관료들로부터 ‘시장님’으로 불리고 당선 전 논공행상이 이야기되고 있다”며 “이 후보가 시장이되면 측근인사가 더 기승을 부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전 후보가 정치권에 나오신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부터 네거티브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원명부 유출, ‘전두환 청와대’ 근무 등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도 재등장했다.
토론 내내 노골적으로 이 후보에 대한 공세에만 몰두한 전 후보는 “당원명부 유출로 측근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고, 이 후보도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며 “이게 문제가 되면 시장직 사퇴를 약속할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또 “엄혹했던 시절 전두환 독재정권 하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 후보가 5·18진상규명이 일을 제대로 하실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나 후보도 “전두환 청와대 근무와 관련해선 충분히 시민들에 사과할만한 일이다 생각한다”며 “당원명부 유출은 사실이라면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고, 이 후보가 당선되면 광주시장 재보궐 선거를 할 수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후보가 선관위 주관 법정 토론회 말고는 다른 TV토론회에 불참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끝까지 토론회에 나오지 않을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청와대’에 대해 “당시 재무부, 청와대 인사교류로 청와대에 파견된 것뿐이다. 이게 어떻게 부역인가”라며 “그랬다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이 저를 발탁했겠냐”고 반박했다.
마지막 발언에선 “오늘도 정책토론을 못하고 네거티브, 비방 토론만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민중당 윤민호 광주시장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만 참석했고, 윤 후보는 토론회 직후 별도로 TV대담을 가졌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TV토론회 및 대담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모바일과 인터넷(tv.debates.go.kr, 유튜브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을 통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강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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