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원섭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대표
“도시철 2호선 모든 행정행위 중단…재검토 관철”

▲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의 변원섭 공동대표.<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제공>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저심도 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자는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것 외에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의 변원섭 공동대표는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격 기구인 광주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혁신위 중 환경·교통·안전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지난 18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문제는 환경·교통·안전분과위원회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현재 회원수가 300명이 넘는 시민모임은 지난해 12월 광주시청 광장에 천막 농성장을 설치한 이후 160일이 넘도록 도시철 2호선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해 왔다.

 “현 저심도 공법의 도시철 2호선 공사는 공사비만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공사 후 연간 1300억 원의 운영적자(광주시는 연간 750억 원 주장)와 한 자리수 교통분담률 등으로 ‘고비용 저효율’ 교통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민모임 워크숍.<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제공>


 “2% 교통분담률에 머물고 있는 도시철 1호선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인데, 시민모임은 “지하로 들어가는 방식을 고집할 게 아니라 원점에서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통 시스템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민 다수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주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시민모임의 대표자 자격으로 변 대표가 이용섭 당선인 측 혁신위에 참여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나 변 대표의 혁신위 참여는 이 당선인 측이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
 
▲“다시 한번 재검토 여지 생긴 것” 평가
 
 민선7기 출범과 함께 도시철 2호선을 다시 한 번 재검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용섭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도시철 2호선 건설은 찬성한다”면서도 “안전성, 재정적자, 기술적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만큼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공론화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 당선인과 시민모임의 접근은 거리가 있지만 공론화 자체에 대한 공감대는 확인이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모든 시민모임 회원들이 혁신위 참여를 반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혁신위 참여를 통해 도시철 2호선과 관련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시민모임이 원하는 바를 직접 이 당선인 측에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점은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결론’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자칫 혁신위 참여가 시민모임의 활동을 지속할 동력을 상실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위험 부담도 크다.

 이에 시민모임 내에선 혁신위 참여를 놓고 찬반투표만 세 차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 ‘호랑이굴’에 들어간 변 대표는 “시민모임의 요구가 반드시 수용되게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트램 운영 현황을 살피기 위해 일본을 찾은 변원섭 대표.<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제공>


 이 요구는 “저심도, 지하화는 안 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시철 2호선 관련 모든 행정행위를 중단하고, 새로운 미래적인 교통 시스템을 놓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공론화 방식에 대해선 특정 방식을 주장하고 있진 않다. 숙의형 민주주의라는 원칙만 분명하다면 합의회의, 시민배심원제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론화의 정확한 타깃과 목적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도시철 2호선 건설에 대한 찬반이나 저심도 방식에 대한 찬반 등 기존의 논쟁을 공론화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트램 등 테이블 올릴까? 혁신위 의지 확인”
 
 변 대표는 “기본적으로 이 당선인이 ‘지하화’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결정하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트램(Tram)이나 BRT(간선급행버스)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공론화 테이블에 올려놔야 한다”고 밝혔다.

 하여 “혁신위 활동 초반에 시민모임의 요구에 대한 이 당선인의 분명한 수용 여부를 묻겠다”는 게 변 대표의 입장이다.

 19일 오전까지 도시철 2호선 건설 추진에 대한 업무 보고, 광주시의 방침 등을 들은 변 대표는 20일 오후 혁신위 전체 위원들과 광주시를 상대로 시민모임의 공식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당선인 측이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민모임은 계속해서 혁신위에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모임워크숍에서 발표하는 변원섭 대표.<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제공>


 앞서 혁신위 참여와 관련해 시민모임은 “우리의 목표와 진의가 혁신위 운영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이용당하는데 그칠 우려가 있을 경우 더 이상의 참여를 중단하고 그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알려내는 장외 투쟁으로 전환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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