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 입장 발표 뒤 “합리적 결론 안 되면 제가 결론”
시민모임측 변원섭 대표에 “관철이란 표현 쓰지 않았으면”

▲ 지난 20일 광주도시공사 15층에서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한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의 입장 발표가 진행됐다.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이 ‘광주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의 주요 현안 중 하나인 도시철도 2호선 문제와 관련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제한돼 있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지난 20일 오후 혁신위 사무 공간이 마련된 광주도시공사에서 진행된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의 공식 입장 발표를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번 시민모임의 입장 발표까지해서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해 세 번째 회의를 갖는 것”이라면서 “도시철 2호선이 초미의 관심사인만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오래 끈다고 좋은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생각해 빨리 결정을 내려한다”며 “더 오래 끌수록 지역사회 분열과 갈등만 심해질 뿐이다”고 말했다.

다만, “빨리 하더라도 졸속으로 하진 않겠다”면서 “어떤 선입관도 없이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어진 발언에선 다른 뉘앙스가 읽혔다.

이 당선인은 “그동안 광주시로부터 어떤 보고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철 2호선을 건설하겠다. 다만 도시철이라고 해서 반드시 지하철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해왔다”며 “그런데 어제(19일) 광주시 보고를 받고 나선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의 일관성, 결정을 뒤집어 되돌릴 때 부작용, 유지할 때 긍정적인 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혁신위 출범과 함께 각종 현안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강조해 온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도 “시민모임 입장에 대한 공직자들의 의견, 다시 이에 대한 시민모임의 입장 등을 정리해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고 말했다.

다만, “여기서 합리적 결론이 도출되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제가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빨리 결정’, ‘제가 결론’ 등의 발언은 결국 이 당선인이 어느 시점이 되면 직접 ‘결단’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이 당선인은 “행정가는 외롭고 고독한 자리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관건은 이 당선인의 의중이다. 이 자리에서 나온 발언만 놓고 보면, 사실상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짓지 않겠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도시철 2호선 건설행위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통한 미래교통 대안 모색이라는 요구를 안고 혁신위에 참여한 시민모임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 당선인이 지속적인 논쟁과 토론을 강조한만큼 여지가 남아 있긴 하나 “우리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 당선인이 불편함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은 시민모임을 대표해 혁신위 환경·교통·안전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시민모임 변원섭 공동대표에 대해 “‘관철’이란 표현을 쓰는데 안 썼으면 좋겠다. ‘관철’을 너무 강조하면 혁신위 토론이 무의미할 수도 있고, 진행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서 변 대표는 “이 당선인이 과거 방식의 지하철을 중단을 결심해야 한다”며 “트램, BRT 등 많은 시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교통체계를 고민하자”고 적극 주장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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